"금융산업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서는 정부의 인위적인 정책을 철저히
배제하는 것입니다.

경쟁만이 그 해결책입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의 머레이 셔윈 부총재는 규제철폐를 통한 경쟁촉진만이
낙후된 금융산업에 대한 유일한 처방이라고 강조했다.

그를 만나 뉴질랜드의 금융개혁과 그 성과를 들어보았다.

-금융개혁의 초점은 무엇이었나.

"금융부문의 효율성 제고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였다.

또 장기적인 차원에서 경제운영의 효율과 금융체제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개혁의 초점이 모아졌다.

금융개혁의 목표는 은행을 활성화하고 고물가의 고삐를 틀어잡는 것이었다"

-개혁의 성과를 평가해 달라.

"과거 10~20%를 웃돌던 물가상승률을 90년이후 한자릿수로 끌어내리는
성과를 거두었다.

낮은 인플레에 힘입어 뉴질랜드 경제는 여타 선진국에 비해 높은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중앙은행이 물가안정에만 연연해 지나친 긴축정책을 펴다보면 경기를
오히려 위축시킬 수도 있을텐데.

"물가가 안정된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화팽창으로 실물경제를 가열시켜 성장을 유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뉴질랜드는 생필품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환율변화가 국내물가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어떻게 환율을 적정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가.

"정부는 외환시장에 일절 개입하지 않는다.

다만 안정적인 환율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이자율을 조정한다.

예컨대 환율이 지나치게 절하되어 있을 경우에는 중앙은행이 단기이자율을
상승시킨다.

이는 해외의 자본유입와 외화자금수요를 억제해 환율이 절상된다"

-개혁이후 상업은행들이 건실해지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금융산업의 진입장벽을 허물어 경쟁을 촉진시켰다.

초기에는 일부 상업은행들이 부실화되기도 했지만 경쟁을 통해 살아남는
방법을 스스로 체득했다"

-뉴질랜드가 유독 예금자보호장치를 마련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설사 금융기관의 파산으로 예금자들이 피해를 입는다해도 이는 예금자의
책임이다.

뉴질랜드의 모든 상업은행들은 고객이 요구할 경우 영업 및 자산운용실적
등을 공개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예금자가 선택의 책임을 지도록 되어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