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첫 독창회라 가슴이 뭉클하고 기대도 커요.

그동안 고국무대에 설 기회가 있었지만 보다 성숙한 기량을 선보이고
싶어 미뤄왔거든요"

소프라노 서혜연(34)씨가 21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한국 데뷔무대를 갖는다.

예술의전당이 90년부터 매년 열어온 "해외유명연주자 초청공연"의 올해
주인공인 서씨는 한국팬들에겐 낯설지만 이탈리아 밀라노를 중심으로 유럽
오페라무대에서 주역으로 활동중인 소프라노.

지난해 9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서씨의 노래를 들은 지휘자 정명훈씨가
"풍부한 성량과 음악적 표현이 뛰어난 연주자"라며 전당측에 적극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씨의 목소리는 한국 여자성악가로는 보기 드문 리리코 스핀토.

조수미, 신영옥씨같은 가늘고 고운 미성의 리리코 콜로라투라, 리리코

레체로 계열이 아니라 찌를 듯이 강렬하면서도 부드러움까지 겸비한
소리다.

"이탈리아의 유명한 목소리의사로부터 강한 음질에 기교까지 소화
가능한 성대를 타고 났다는 평가를 받았어요.

"토스카" "나비부인" "투란도트" "아이다" 등 목소리에 맞는 드라마틱
오페라를 연마중이고 서서히 레퍼토리를 넓혀가려 합니다"

서울예고와 서울대 음대를 거쳐 밀라노 베르디국립음악원을 실기
수석으로 졸업한 서씨는 89년 이탈리아 스칼라극장과 안살도극장이
공동제작한 쿠르트 바일의 현대오페라 "마하고니"에서 주역 제니로 데뷔한
이래 푸치니의 "나비부인", 푸치니의 "투란도트" 등에서 주역을 맡았다.

이번 공연에선 베르디의 "1차 십자군의 롬바르디아인들"중 "꿈은
아니었다", 드보르자크의 "루살카"중 "달의 찬가", 푸치니의 "마농레스코"중
"혼자 버림받았소", 베르디의 "아이다"중 "이기고 돌아오라", 푸치니의
"토스카"중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등 8곡을 들려준다.

관현악반주는 오페라지휘의 거장 안톤 과다뇨가 이끄는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맡는다.

"전문성을 살리기 위해 제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오페라아리아로만
프로그램을 짰어요.

모두 무게있고 드라마틱한 아리아들로 한 무대에서 부르기에는 다소
벅차지만 관객들이 좋은 곡을 많이 들었다며 뿌듯한 기분이 들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