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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미섬우화] (239) 제7부 : 하트 히팅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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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망으로 눈물까지 글썽해진 공박사는 아침이 되자 짐을 챙기면서 냉정한
    말을 실천으로 옮긴다.

    "사랑이 식은 관계를 고집하지 말고 돌아가세요.

    나도 여기 내 친구에게 전화해서 만나고 갈 거에요.

    저 때문에 부인에게 미안해 하지 않도록 일찍 돌아가세요"

    공박사는 말은 안 했지만 그가 진정 와이프 때문에 자기에게 냉담해진
    것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분석은 맞았다.

    그러나 구체적인 것은 모른다.

    다만 자존심을 무척 상한 공인수는 사랑이 식은 남자가 무엇 때문에
    자기를 여기서 만나자고 했는지 의심스러웠다.

    그리고 화가 났다.

    모욕감을 느낀다.

    "한가지만 물어보고 싶어요"

    "공박사, 나도 이제 갱년기가 되었나봐. 좀 창피하군. 닥터 공, 사실
    나는 와이프때문에 좀 쉬고 싶었어요.

    그리고 닥터 공에게도 나말고 좋은 남자를 만나 재혼하라고 말하고
    싶기도 했구"

    "그렇다면 잘 못 하신거에요.

    그런 자선적인 대화는 전화로도 될 수 있었는데. 그리고 덜 상처받았을
    거구요"

    "미안하오"

    그는 그녀를 지그시 껴안으며 진정 사과한다.

    그리고 부드러운 입술로 그녀의 뺨에 키스를 한다.

    옛날의 그의 키스는 그렇지 않았다.

    불에 데일 듯이 뜨겁고도 황홀한 키스였다.

    그는 지금 모든게 형식적이고 동정적인 제스처다.

    예민한 공박사는 도대체 무엇이 이토록 그를 냉각시켰는가 가슴이 쓰리다.

    실로 7년여의 세월을 남편처럼 껴안았던 이 남자를 누가 그녀로부터
    빼앗아갔을까? 시간일까? 아니면 새로운 여자일까? 그녀는 끓어오르는
    눈물을 속으로 눌러 참으며 그의 힘빠진 가슴을 밀어낸다.

    "제가 먼저 떠날게요.

    그리고 다시는 우리 만나지 말아요.

    그렇게 자신없으면서 왜 호놀룰루까지 오게 했어요?"

    공박사는 그가 원망스럽다.

    정말 이렇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 한 그녀였다.

    하기는 금요일밤이면 늘 걸려오던 국제전화가 가끔 안 걸려온 적은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이렇게 빨리 그들의 밀월이 끝나리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새벽녘 그가 샤워실로 들어갔을때 그녀는 전화로 연락했던 친구네 집으로
    갈 택시를 부르고 있었다.

    그녀는 진정 이성적이고 차가운 성격의 의사였다.

    그녀는 그를 죽은 남자로 단정하면서 호텔의 룸을 떠난다.

    그녀의 메모는 간단했다.

    < 다시는 서울로 전화하지 마세요. 우리 관계는 이제 끝났어요. 공인수 >

    그녀의 메모는 지극히 사무적이다.

    민박사는 샤워를 하고 나와서 그 글을 읽으면서 그녀의 말을 음미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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