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5백여년전까지만 하더라도 육지의 34%가 우거진 숲으로 뒤덮여
있었다.

숲이 사라지는 첫 조짐은 고대그리스에서 나타났다.

1천년전 무렵부터는 유럽 중국 인도등에서 숲이 점차 엷어져 가면서
2백년전에는 유럽과 중국의 일부 지역, 1백년전에는 북아메리카 동부지역의
숲이 벌거숭이가 되었다.

그것이 1950년 이후로는 더 넓은 지역으로 확산되었다.

아시아의 동남부, 중앙아메리카의 대부분 지역, 북아메리카의 서부,
남아메리카 동부,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이남지역, 시베리아, 캐나다 북부
등에서 광대한 숲이 사라졌다.

그것은 인류문명이 번성하면서 개발과 개간에 의한 숲의 파괴가 가져다준
재해였다.

그 결과 초기 숲의 4분의1이 자취를 감췄다.

그에 따라 인간의 생활환경은 악화되었다.

거기에서 비롯된 것이 그린벨트다.

인구팽창에 따른 도시의 무질서한 확산을 방지하고 주변의 자연환경을
보전하여 도시민의 건전한 생활환경을 확보하기 위해 설치되는 개발제한
구역이다.

서기전 13세기의 레비티칼이나 기원전 6세기의 예루살렘은 주변에 목초지
벨트를 설정했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는 580년께 런던시 3마일 이내에 새 건물을 짓는
것을 금지했다.

현대적 의미의 그린벨트는 영국의 도시설계가인 E 하워드가 쓴 "내일의
전원도시"에서 비롯되었다.

주변을 전시가지 면적의 5배나 되는 농경지로 둘러싸는 그린벨트 구상을
제시했던 것이다.

영국은 1938년 그린벨트법을 세계 최초로 제정하기에 이르렀다.

한국도 1971년 "도시계획법"을 만들어 5천3백97.2평방km의 그린벨트를
지정했다.

그러나 그것은 지난 26년동안 40여차례의 완화조치로 그 본래의 목적이
퇴색되어가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를 낳았다.

그런데 얼마 전에는 "그린벨트내 시설물 규제완화안"이 입법예고되어
논란을 불러 일으킨데 이어 이번엔 문민정부 4년간의 그린벨트 훼손면적이
6공때의 2.3배나 된다는 자료가 발표되어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고 있다.

이제 그 이해당사자나 당국, 나아가 선거에 이용하려는 정치인들도
그린벨트가 "훼손시켜서는 안되는 민족의 자산"임을 재각성해야 될 때가
되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