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사들의 속옷전쟁에 불이 붙었다.

패션속옷의 등장과 함께 내의시장이 불황없는 황금지대로 떠오르면서
캐주얼의류 업체들이 앞다퉈 속옷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 속옷시장에 진출한 패션업체는 대하패션 대현 태승트레이딩
쿠기어드벤처 휠라코리아등 5~6곳.

대하패션(대표 조학수)은 캐주얼브랜드 "96뉴욕"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
8월 "96NY 언더웨어"라는 독립브랜드를 런칭하고 서울 명동 신촌, 광주 등의
"트렌드20"건물에 매장을 개설했다.

대현(대표 조소도)은 봄여름시즌 5개 스타일로 출발한 "주크 언더웨어"의
품목을 이번 가을부터 15개 스타일로 확대하고 물량도 이전의 2배로 늘렸다.

태승트레이딩(대표 임우성)은 96년 일부 내놨던 "언더 더 닉스"를 98년
독자브랜드로 런칭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대현 ''주크''기획실의 유선용과장은 ''주크 이너웨어'' 경우 모브랜드
''주크''와 같은 중저가로 기획했으나 정상판매율이 75%에 이르는 걸 보고
고급브랜드로 바꾸기로 했다"고 말했다.

98년부터는 홍콩의 내의제조업체 "아메리칸 필 텍스타일즈"사에 생산을
맡겨(OEM) 제품을 고급화하고 가격도 10~15% 올릴 계획이다.

"아메리칸..."사는 "캘빈 클라인"언더웨어 제품을 주문생산하고 있는
업체다.

"캘빈 클라인" 언더웨어의 경우 국내에서는 (주)태창(대표 이주영)이
89년부터 라이선스로 전개했으나 95년부터 LG패션(대표 신홍순)이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캐주얼 의류업체 휠라코리아(대표 윤윤수)는 내의류를 이탈리아
본사에서 수입판매하다 오는 11월부터 독립브랜드로 내놓는다.

브랜드명은 "휠라 인티모".

런칭에 맞춰 속옷과 화장품(휠라코스메틱)을 함께 판매하는 "휠라인티모"
매장 20곳을 서울과 지방 주요도시에 낸다.

(주)쿠기 어드벤처(대표 김상호)는 올여름 속옷을 입지 않아도 되는
복합기능 레깅스와 티셔츠를 히트시킨데 힘입어 겉옷과 같은 브랜드의
속옷을 계속 내놓고 있다.

쿠기 기획실의 황완영 대리는 "일반제품보다 약15% 비싼데도 불구하고
전량 판매되는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쌍방울 BYC 태창등 몇몇 전문업체가 독점하고 있던 내의시장에 패션업체가
뛰어든 것은 2~3년전부터.

94년 이랜드(대표 박성수)가 캐주얼의류 "헌트"의 서브브랜드
"헌트이너웨어"를 내놓은데 이어 95년 코오롱상사(대표 권오상)가 "르페"를
런칭했다.

여기에 좋은사람들(대표 주병진)의 "보디가드"가 지난해 전례없는 성공을
거두자 트렌디패션의 선두주자들이 패션속옷을 내걸고 본격적인 속옷전쟁을
개시한 것.

96년 국내 의류시장의 규모는 19조6천억원.

이중 내의시장은 전체의 6.5%인 1조2천7백억원이며 올연말에는 이보다
15.7% 늘어난 1조4천7백억원대로 성장할 전망이다(96년 한국패션협회 통계).

<조정애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