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빅3 가운데 크라이슬러를 제외하고는 GM 포드 모두 유럽 현지
법인에서 자동차를 직접 개발하고 판매하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유명한 독일의 오펠과 스웨덴의 사브가 GM의 자회사이며 포드는 영국에
유럽포드와 재규어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따라서 이들의 차를 미국차라고 할수는 없지만 이번 특집에서는 편의상
미국차로 분류한다.

오펠이 아스트라에 어느 정도 신경을 썼는지는 아스트라 전시관과
아스트라를 주제로 펼친 이벤트에서 잘 나타난다.

한쪽으로 기울어진 주행시험장 모양의 아스트라 전시관에서 펼쳐진
이벤트는 마치 뉴욕 브로드웨이의 걸작 뮤지컬을 보는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여서 오펠 아스트라 전시장은 관람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물론 이벤트만 멋있어 사람들이 몰린 것은 아니다.

7년만에 완전히 모습을 바꾼 신형 아스트라가 소형차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스트라를 베이스로 한 자피라는 기존의 개념을 바꾼 7인승 미니밴으로
프랑스 르노사의 시닉이 5인승인데 반해 다인승을 컨셉트로 삼아 개발한
차종이다.

주로 대가족을 타깃고객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한가지 아쉬운 점은 3열 시트의 경우 레그룸이 많이 부족한
느낌이 들어 7인승으로서의 장점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겠느냐는 점이다.

오펠은 또 유럽 메이커 처음으로 3실린더 4밸브 엔진을 탑재한 코르사를
선보였다.

GM은 이밖에 캐딜락 세빌의 새모델을 전시했다.

길이 5m에 가까운 대형모델인 세빌은 4.6리터 2백75마력의 고성능 엔진을
얹었다.

그러나 해외에 판매될 모델은 길이가 10cm 이상 짧아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브는 오랜만에 새모델 9-5를 발표했다.

고유의 모습을 지닌 이 차는 다소 해묵은 스타일이라는 지적을 받았지만
사브의 첨단 기술로 무장하고 고급차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포드는 컨셉트카 MC2를 앞세우고 소형차 카와 스포츠카 푸마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MC2는 몬데오 베이스의 쿠페로 전형적인 포드의 디자인을 채택했다.

지붕이 5개의 글래스 패널로 이뤄져 있으며 지붕을 열면 오픈카처럼
보인다.

내년말부터 독일내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포드의 소형차 카 (Ka)를 바탕으로 만든 쿠페 푸마는 유럽 젊은층의
기호에 맞게 성능을 높이고 옵션을 다양화했다.

오펠의 티그라에 대응하기 위한 모델이다.

1백25마력의 엔진에 가변밸브를 장착했다.

다이내믹화.차별화된 타원형 그릴과 헤드램프는 포드 소형차인 카,
피에스타와의 패밀리 형상을 표현하고 있다.

전장은 4m가 채 안되며 뒷좌석을 눕히면 적재공간은 2백40리터에서
7백25리터까지 늘어난다.

재규어는 V8 엔진의 XJ8 모델을 추가했다.

크라이슬러는 유럽시장에서 4륜 구동차의 성공에 힘입어 다양한 이벤트와
전시에 나섰다.

4륜 구동차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전시장밖에 험로를 만들어 시승까지
할 수 있게 했으며 양산을 시작한 컨셉트카 플리머스 프롤러를 선두로
5.9리터 V8 엔진을 얹은 체로키 그랜드 LX,랭글러,네온 등을 전시했다.

새 컨셉트 카로는 중국을 겨냥해 개발한 전략 차종인 CCV가 눈에 띈다.

이 차는 플라스틱 보디로 차체 무게를 5백44kg까지 낮춘 것이 특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