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공군의 최신예 전투기인 KF-16이 지난달 6일에 이어 지난 18일 또
추락한 것은 여러가지 면에서 매우 충격적이다.

KF-16은 한국형 전투기사업(KFP)에 의해 국내에서 조립생산된 우리
공군의 주력기로, 40여일 사이에 비슷한 원인에 의한 사고가 두번이나
발생했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수 없다.

공군당국은 지난달 사고직후 같은 전투기의 비행을 중단시키고
원인조사에 나서 엔진 연료공급장치의 결함때문임을 밝혀내고 일제
특별점검을 실시한 바 있다.

더구나 비행을 재개한지 며칠이 안돼 또 비슷한 사고가 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정밀조사과정을 거쳐야 화실해지겠지만 사고당시 조종사가
"엔진이 꺼져 탈출한다"는 교신을 남긴 것으로 알려져 같은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오는 99년까지 계속 생산될 예정인 KF-16기의 엔진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는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더구나 KF-16은 지난 91년3월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모델로 선정될
당시 이미 확정된 상태였던 F-18을 갑자기 변경시켜 채택된 것으로
많은 잡음을 일으킨 문제의 기종이어서 이번 사고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KF-16 전투기는 미국 제너럴 다이내믹(GD)사 F-16의 성능을 개량한
모델로 지난 94년 12대가 미국에서 생산돼 직도입됐고 그뒤 삼성항공이
36대를 국내에서 조립생산했으며 KFP사업의 잔여물량 72대는 국내에서
면허생산토록 돼있다.

때문에 무엇보다도 우선해야 할 일은 국민들이 납득하고 믿을수 있는
철저한 원인 규명과 확실한 시정대책을 조속히 강구하는 것이다.

만약 확실한 대책이 빠른 시일내에 마련되지 못할 경우 그 부작용은
생각할수 없을 만큼 클 것이다.

우선 조종사들이 안심하고 전투비행에 나설수 없고 이는 국방에 차질이
생길수 밖에 없다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또 한 대에 3백20억원이나 소요되는 전투기가 이미 36대나 생산돼
실권배치돼있고 오는 99년까지 모두 1백20대를 추가 생산키로 돼있어
전투력증강계획에 중대한 차질이 발생될 것은 분명하다.

더구나 이제 겨우 시작된 거나 다름없는 항공산업의 발전에 저해요인으로
작용할 우려도 크다.

때마침 미국에서도 F-16기의 충돌등 전투기사고가 빈발해 클린턴 대통령이
나서서 비행중단과 원인규명에 나서고 있는 것도 참고 해야 할 일이다.

우선 사고의 직접원인이 무엇이고 완전 보완이 가능한지, 엔진에 결함이
있다면 부품공급사인 프랫 앤 휘트니사의 책임인지, 아니면 삼성항공의
조립과정에서 발생한 것인지등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만약 쉽게 해결될수 없는 근본적 결함이 있다고 판단되면 KFP사업자체의
재검토를 통해서라도 주력공군기의 안전과 성능보장이 필수적임을 다시한번
강조해 둔다.

그러한 보완이 전제되지 않는한 항공산업의 지속적인 발전도 기대하기
어렵다다.

사고 재발방지를 위해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리는 것도 잊지말아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