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하반기 대졸신입사원 채용규모를 크게 늘린다.

현대그룹은 8일 오전 정몽구 그룹회장 주재로 열린 월례 사장단 회의에서
올 하반기 대졸신입사원 채용규모를 지난해의 2천1백명보다 52.4% 늘어난
3천2백명 선으로 확대키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현대의 이같은 방침은 계속되는 불황으로 국내 대부분의 대그룹들이 올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규모를 동결하거나 대폭 줄임으로써 사상 최악의 취업
전쟁이 예고되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것으로 주목된다.

현대그룹 고위관계자는 "현대가 이처럼 공채규모를 대폭 늘린 것은 최근
10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며 "불황으로 기업의 경영환경은 좋지 않지만
미래지향적인 사업을 전개하고 유능한 인재를 선발해 육성한다는 차원에서
적극적 인사정책을 펴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현대전자가 반도체개발과 위성통신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이 이미 수주가 확정됐거나 신규수주가
예상되는 해외공사가 늘어나는 등 사업 확장에 따른 인력 수요가 많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는 지난해 하반기에 인문계 5백명, 이공계 1천6백명을 채용했으나
올 하반기에는 인문계는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6백명, 이공계는 62.5%나
늘어난 2천6백명을 선발하기로 했다.

현대는 이밖에 올 상반기에 도입, 호응을 얻었던 서울~울산간 화상면접을
하반기에도 실시하기로 해 영남지역의 지원자들은 서울까지 오지 않고
울산에서 화상을 통해 인사담당자와 면접을 할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는 오는 29일부터 5일간 지원서 교부와 접수를 실시할 방침이다.

< 김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