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시골에 우둔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산등성이처럼 나무를 해오곤 했는데, 나뭇짐이 한쪽으로 기울면
그 반대편에 커다란 돌을 매달아 균형을 잡았다.

사람들은 그를 놀려댔지만 그는 그런 줄도 모르고 돌을 매달고 나무를
해오곤 했다.

지금 우리 주위에서 고비용-저효율 구조개선 논의가 한창 진행중이다.

정부도 기업도 이제까지 유지해오던 제도와 관행중 거품구조를
제거함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한다.

우리가 21세기 선진대국으로 성장발전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거쳐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기존의 구조를 바꾸고자 할 때 진통과 후유증이 따르게 마련이다.

명예퇴직이 그렇고, 새로운 조직과 방법에 대한 부적응과 거부반응이
그렇다.

고비용-저효율 구조란 한 조직이 과다한 짐을 지고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불필요한 돌을 매달고 있는 구조라 할수 있다.

어떤 사람이 돌을 매달고 갈 때 우리는 그를 조롱할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답습해온 비능률적 제도와 고비용형태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비대한 조직, 현상유지적 관리, 극한적 갈등, 양보 없는 이기적 행동 등
우리가 매달고 있는 불필요한 짐들은 수없이 많다.

경쟁국들이 가벼운 짐을 지고 앞서 나가고 있는데 우리는 얼마나
거추장스러운 짐을 지고 걸어가고 있는가.

우리가 경쟁에 뒤떨어지고,어려운 경제여건에 직면하게 될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이제 우리 모두가 불필요한 돌과 과도한 짐을 걷어내서 남보다 먼저
달려갈수 있는 체제를 갖추어야 할 때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가 안고있는 문제를 절감하고 이를
개선해야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

그리고 과도한 짐과 거품을 제거하고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도록 조화와
형평이 유지되도록 하여야 한다.

그렇게 될 때 우리는 경쟁력을 갖출수 있을 것이고, 두려움 없이
개방경제의 주역으로 떳떳이 세계에 나아갈수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