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및 인트라넷 시장을 잡아라"

인터넷 및 인트라넷 시장 선점을 둘러싼 업체간 총성없는 전쟁이 가열되고
있다.

10여개의 전문 인터넷 서비스 업체(ISP)와 4대 PC통신사가 분할 구도를
그리던 인터넷 접속 서비스 시장에 최근 한진정보통신 SK텔레콤 LG인터넷 등
대형 업체들이 시장 참여를 선언하고 나선데 이어 AT&T 등 해외의 매머드급
통신 사업자까지 진출, 시장을 달구고 있다.

이에따라 3년의 짧은 역사와 영세한 자본구조 속에 지난해 평균 20억~30억원
의 적자를 기록했던 전문 ISP들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인트라넷 분야에선 아이소프트 다음커뮤니케이션 웹인터내셔널 등 중소
규모의 전문업체들이 주도하던 시장에 올들어 교보정보통신 쌍용정보통신
삼성SDS LG소프트 등 대형 SI(시스템 통합) 업체들이 인트라넷 패키지를
선보이면서 빠른 속도로 파고들고 있다.

여기에 기존 그룹웨어로 시장을 다진 핸디소프트와 나눔기술도 참가, 중소
인트라넷 전문업체들의 목을 조이고 있다.

이같은 대기업의 연이은 참여는 가상공간이란 잠재된 황금광맥을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국내 상용 ISP의 개인 가입자수는 7월 현재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평균
1백80%의 초고속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는 올해말엔 유료 개인 가입자와 기관가입자가 각각 20만명과 4천개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트라넷 시장도 당초 기대보다 더딘 성장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앞으로
인터넷이 SI의 주력분야로 떠오르는 데다 당장 그룹내 물량 확보로도 수익을
올릴수 있다는게 이들의 판단이다.

이에 대해 전문 ISP 및 인트라넷 업체들은 시장의 환경 변화에 적극 대처,
차별화된 서비스와 발빠른 부가 서비스 개발 등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국내 인터넷 시장을 선도해온 아이네트는 최근 광고형 무료 인터넷 접속
서비스로 승부수를 던졌다.

향후 인터넷폰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 창출을 노리고 특별팀을 가동중이다.

제이씨현 엘림네트와 넥스텔 등 중소 ISP들은 고품질의 인터넷 서비스를
선호하는 전문가들의 틈새시장을 공략, 올해 소규모 흑자까지 기대하고 있다.

최근 ISP들이 잇따라 인터넷 전자상거래 분야로 눈을 돌리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ISP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이 갖지 못하는 민첩성과 유연성을 발휘해
대기업들의 틈새를 공략해 나간다면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최근 인트라넷 전문업체들도 줄이어 성능이 강화된 인트라넷 패키지 신제품
을 내놓고 대형 SI업체와의 한판 승부를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아이소프트와 버추얼아이오시스템은 앞선 기술력을 무기로 각각 일본과
미국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업계는 "올해 기존 전문업체들의 수성과 신규 대형 업체들의 창업 전쟁으로
치열한 적자생존의 구조조정 기간을 거친후 내년께는 국내 인터넷 시장이
새로운 판도를 그려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