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바트화 폭락으로 시작된 동남아 통화위기로 현지에 투자한 금융기관과
현지 매출비중이 큰 일부 제조업체및 건설업체의 손실이 늘어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반면 현지에서 부품이나 제품을 생산하는 삼성전기 대우전자 등은 이번 환율
상승으로 이득을 볼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15일 대우증권에 따르면 증권사 등 국내 금융기관들은 최근 말레이시아 등에
설립한 역외펀드를 통해 동남아시아지역에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운영, 적지
않은 환손실을 입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종합금융회사 등 동남아지역 진출을 확대해온 금융기관들이 엔화헤지
(리스크회피)를 위해 동남아화폐를 보유했을 경우 피해액은 더욱 늘어날 전망
이다.

태국에 대한 국내 금융기관 투자액은 지난 3월말 기준으로 43억달러(지난
3월말 기준)에 달한다.

현지에 진출한 제조업체의 경우 현지판매비율이 높거나 현지통화표시 자산을
보유할 경우 환손실이 클 것으로 분석됐다.

한화종합화학 신호제지 로케트전기 풍산 대동전자 화승 한솔전자 한국전자
등은 달러화표시 부채로 현지통화자산을 보유, 평가손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
됐다.

내수판매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와 현지통화 결제기준 수주액이 많은 삼성물산
LG건설 등 건설회사도 손실을 입을 것으로 지적됐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4개국과의 교역물량이 전체 교역량의 10%"라며 "통화위기가 확산될 경우
증시 전반에 미칠 영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승윤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