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정태수 리스트" 정치인 8명에
대한 3차공판이 14일 서울지법 형사합의30부 (재판장 손지열 부장판사)
심리로 열려 이들에게 돈을 전달한 이용남 전한보철강 사장과 김종국
전한보그룹 재정본부장 등 2명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문정수 부산시장 관련 증인인 김 전본부장은 "정태수 총회장의 지시로
시장 선거운동 기간이었던 95년 6월 중순 문시장 집을 방문해 2억원이 든
사과상자를 전달했다"며 금품수수 사실을 부인해온 문시장의 진술을
반박했다.

김씨는 이어 "당시 문시장에게 여지리 한보철강 부산제강소 사장을
인사시켰다"며 "부산시장이 될 사람이어서 잘 보여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진술, 건넨 돈이 대가성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문시장은 지난 2차례 공판에서 김씨의 방문을 받거나 돈이 든 사과상자를
자신이나 가족이 받은 적이 없다며 금품수수 사실 자체를 부인했었다.

이 전사장은 "김상현 의원 등 나머지 7명의 피고인에게 국정감사
무마명목으로 수천만원씩을 건넸다"고 진술, 검찰의 이들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시인했다.

한편 정총회장은 재판부의 분리신문 결정으로 출석하지 않았다.

< 김인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