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 = 특별취재반 ]

홍콩의 주권반환에 다른 외국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현재 홍콩에는 한국기업을 포함, 4천5백여개의 외국기업들이 활동중이고
이들은 각각 나름대로 홍콩의 주권반환에 대응전략을 준비해왔다.

미국 일본 영국계 기업들의 움직임을 살펴본다.

[[ 일본기업 ]]

일본기업들은 특히 홍콩 반환이 모델로 한 중국 본토의 본격적인 경제구조
재편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중국시장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에따라 일본기업의 중국및 홍콩에 대한 경영전략은 크게 변화되지 않고
있으며 최근 홍콩으로부터 철수한 기업도 거의 없다.

주홍콩 일본인 상공회의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대다수 일본기업은
홍콩의 비즈니스 환경이 주권반환후에도 현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들은 주권반환 이후 법치주의의 후퇴라든지 부정부패
증가, 사회적 무질서와 범죄증가, 정치적 불안정 증대, 미증관계 악화 등에
대한 우려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이와함께 천정부지의 부동산가격,인건비의 앙둥 등 경영비용의 증가도
우려요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본기업의 중국과 홍콩 진출은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 장기적으로는 아시아거점보다는 중국비즈니스 거점으로서 홍콩을
활용한다는게 일본기업들의 전략이다.

가령 미쓰비시자동차공업의 경우 홍콩을 경유한 대중 자동차판매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엔진합작사업 등 중국내 프로젝트 사업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NEC같은 전자업체들도 홍콩의 중국반환이 자사의 대중국 진출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본토에 홍콩경제의 첨단 금융시스템이
도입되고 통신망도 홍콩을 모델로 선진화돼 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마쓰시타전기도 "홍콩에 자금거점을 설치, 저리의 외화를 조달해
중국내 사업에 투입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이 회사는 또 경쟁력 있는 중국기업을 발굴, 홍콩을 거점으로 중국산
원부자재를 동남아시장에 내다파는 3국간 거래를 보다 확대키로 하는등
반환후의 홍콩을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 미국 ]]

홍콩의 두번째 무역파트너인 미국의 대홍콩 투자규모는 약 1백40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모두 1천1백여개의 미국기업이 홍콩에서 영업중이며 9개 주에서 홍콩에
사무소를 설치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전체의 75%가 벌률 컨설팅 금융및 운수업 등 서비스 업종이고
나머지 25%가 제조업이다.

홍콩내 미국은행의 자산총액은 5백억달러를 넘고 홍콩거주 미국인도
3만5천명으로 영국인(2만명)을 훨씬 능가한다.

이들 미국기업들은 홍콩이 중국에 귀속됨으로써 법률제도가 달라지고
언론의 자유, 사회안정성등이 침해당할 가능성을 점치면서도 이를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중국귀속 후의 홍콩에 대한 미기업들의 신뢰도가 반환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오히려 높아진 것이 이를 입증한다.

주홍콩 미상의가 매년 실시하는 신뢰도 조사에 따르면 96년의 경우 향후
3년내 53%의 기업이 영업을 확대할 게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94년과 95년에 각각 17%와 7% 늘어난 것이다.

반면 투자규모를 축소하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불과 4%에 그쳐 전년도의
8%와 94년의 9%에 비해 낮아졌다.

금년초에 실시된 또다른 조사에서도 95%의 응답자들이 향후 5년간 홍콩의
비즈니스 환경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들은 홍콩이 지닌 투자매력의 5대 요소로 지리적 환경, 통신망 인프라,
자유항의 지위및 조세제도를 들고 있다.

반면 애로요인으로는 일본기업들과 마찬가지로 과다한 주택및 사무실비용,
노무비급등, 인플레 등을 꼽고 있다.

반면 홍콩의 중국귀속에 대해 불안을 느끼는 기업들도 없지 않다.

이들은 우려하는 것은 <>향후 50년간 홍콩의 현상황을 유지하겠다는
중국정부의 약속을 보증할수 없다는 점 <>8백50억달러에 달하는 홍콩의
외환보유고에 대해 중국지도부가 간섭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이다.

이외에도 홍콩반환후 중국 특유의 뇌물제공및 이면거래관행, 공적인
관계보다 인간관계 중심의 상관행, 세계에서 가장 비싼 부동산 가격,
해외이민으로 인한 급속한 인적자원 고갈 등에 대한 우려도 있다.

[[ 영국 ]]

영국은 대홍콩 최대투자국으로 1천4백54억 홍콩달러를 투자해놓고 있다.

홍콩에 관한 한 기득권자라고 할수 있는 이들 영국기업중 자딘 메치슨
등 일부 기업은 주권반환을 앞두고 법인주소를 해외로 이전하는 등 미국이나
일본 기업에 비해 보다 조심스런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는 영국기업들 역시 홍콩의 장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주홍콩 영국상공회가 96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98%의 기업이 2000년에도
홍콩에서도 계속 경영하기를 희망했다.

또 그중 70% 이상이 향후 3년내 업무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금년 2월 3백40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역시 93%에
이르는 기업이 2000년에도 홍콩내 영업지속을 희망하는 등 낙관적인 견해를
보였다.

또한 이들중 82%는 홍콩반환 이후 중국시장에 대한 접근이 보다 용이해지고
50% 이상이 중국과 영국간 교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통해 볼때 홍콩반환에 있어 양대 당사자중 하나인 영국기업은 홍콩이
국제적인 비즈니스 센터로 계속 유지되느냐에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으며
중국귀속 그 자체에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듯하다.

그러나 미국 일본기업과 마찬가지로 영국기업들도 반환후 부정부패가
만연할 가능성과 중자기업과 외자기업간 차별 가능성에 대해서는 상당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앞서의 2월 설문조사에서는 부정부패 만연을 우려하는 기업수가 가장
많았다.

구체적으로는 응답기업의 85%가 부정부패만연, 50%이상이 법치주의 훼손,
약 50%가 생활의 질이 저하될 것을 우려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