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열린 자민련 전당대회의 하이라이트는 김종필총재와 한영수부총재의
대통령후보 경선이다.

물론 김총재의 승리를 의심하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 한부총재가 과연
어느 정도의표를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양 진영은 23일에도 대의원들을 상대로 전화접촉을 하며 마지막 표 단속에
총력을 경주했다.

김총재측은 현재 전체 대의원 3천8백83명 가운데 90% 이상이 김총재를
지지하고 있는데다 전국 1백89개 지구당 가운데 1백50여개 지구당위원장이
JP 추대위에 속해 있다며 90% 이상의 득표를 자신하고 있다.

김총재측은 그러나 한부총재측이 당운영과정에서 소외돼온 원외지구당
위원장들을 중심으로 세를 확산하고 있는데다 한부총재측의 저돌적인 선거
운동으로 일부 대의원들이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대응책 마련에 부심
하고 있다.

김총재측은 JP 추대위 본부장인 이태섭 부총재를 중심으로 지구당 위원장들
에게 대의원들의 단속을 지시하는 등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김총재측은 특히 김총재의 지지율이 국민회의 김대중총재의 득표율보다
낮게 나타날 경우 향후 후보단일화 협상과정에서 불리한 위치에 처하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한부총재측은 자체 분석 결과 충청권과 중앙위위원 등 일부 당연직
대의원들을 제외하면 4.5대 5.5라는 박빙의 열세지만 전당대회장에서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부총재측은 JP가 단독출마하면 본인은 물론 당도 죽는 것이라는 논리가
점점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며 전당대회장에서의 한부총재 정견발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한부총재가 소위 ''JP 불가론''과 ''JP가 아닌 한영수가 선출''될 경우 엄청난
반향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할 경우 부동표를 대거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 안팎에서는 한부총재가 20% 정도의 득표율을 기록할 경우 당내 입지를
확고히 할수 있으며 실제로 최대 30%까지도 얻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특히 한부총재가 현역의원의 공개적인 지지없이 경선에서 완주한 것만
으로도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자민련은 이번 전당대회를 대선출정식으로 치른다는 계획이다.

대통령후보자가 선출돼 후보수락연설을 하면 대의원들은 국민회의와의
효율적인 후보단일화 협상을 위해 전당대회의 기능을 당무회의에 위임하는
결의를 한다.

< 김태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