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우리나라 국가대표 축구팀이 4대0이라는 큰 점수차를 내며
홍콩팀을 이겼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98년 프랑스 월드컵축구대회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했다.

온 국민이 경기장에서,또 TV앞에서 이날 승리를 지켜보며 기쁨을
누렸으리라 생각한다.

이렇듯 축구는 우리를 기쁘게도,때론 슬프게도 하는 묘한 마력을 지녔다.

우리 관악구청에도 40명으로 구성된 축구동호회가 있다.

이 모임은 평소 소홀해지기 쉬운 체력을 단련하며 안정되고 활기찬
직장분위기를 만들자는 취지로 발족됐다.

지난 95년 11월에 첫 모임을 열었으니까 아직까지 우리 구청에서는
새내기 동호회에 속한다.

하지만 우리 모임은 짧은 연륜에도 불구하고 그 어느 모임보다 뛰어난
성과를 자랑한다.

일단 지역내에서 활동중인 여러 조기축구회와 친선경기를 자주 갖는다.

친선경기를 통해 주민들에게 올바른 구정 홍보자로서의 역할까지도
톡톡히 하고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 관악경찰서 소방서등 유관기관과의 우의를 돈독히 하는 작지만 큰
일도 맡고 있다.

우리들이 친선 축구경기를 할때는 재미있는 일이 많이 벌어진다.

헛발질 경연대회가 벌어지고 넘어지기가 반복된다.

맡은바 업무와 일상에 젖어 평소 체력관리에 소홀한 탓이리라.

그래서인지 우리 축구동호회는 이기는 경기보다 지는 경기가 더 많다.

하지만 모든 일이 열심히 하는게 중요한게 아닌가.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비오듯 흘리는 땀을 닦는 서로의 모습을 보면
절로 가슴이 뿌듯해진다.

그래서 회원들은 시합에 지더라도 항상 즐겁게 모임을 갖는다.

또 회원 각자가 한 목표를 향해 뛰다보면 어느새 직급도 연령도 따지지
않는 하나가 된다.

회원들의 체력보강을 위해 먹거리 준비에 여념이 없는 회원, 친형제처럼
서로 아끼며 사랑하는 회원,동호회 모임의 활성화를 위해 온갖 지원을
아끼지 않는 구청장님 등 모두의 노력이 한데 모여 더욱 신나고 즐겁게
진행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