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사회장과 앤디 그로브 인텔사회장등 "미국
소프트웨어업계의 거물"들이 워싱턴에 모여 4일 합동로비활동을 벌였다.

모두 9명인 이들 "회장 로비단"은 버스를 함께 타고 워싱턴내 정가와
관가의 이곳 저곳을 찾아 다니며 예년과 다른 강도 높은 로비활동을 펼쳐
화제가 됐다.

이들은 상원의 민주 공화 양당 원내총무와 상무장관을 만난후 기자회견을
가진데 이어 바로 앨 고어 부통령과 회담하는등 강행군을 했다고.

로비의 목적은 소프트웨어 불법복제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며 컴퓨터 데이터
보안기술을 수출할 수 있기 위해 필요한 몇가지 관련법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웨어업계 회장들의 이번 "워싱턴 로비"는 미국 첨단기술의
세계시장 장악을 목표로 연방정부의 산업정책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움직임처럼 비춰졌다는 것이 외국업계의 관측이다.

이들 회장들은 자신들의 지명도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대정부
로비력이 강화됐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았다.

기자회견에서 앤디 그로브 인텔회장은 "80년대 중반만하더라도
우리는 미지의 산업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로 일반인들에게 우리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 급선무 였으나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며
로비환경이 예전보다 휠씬 나아졌음을 시사했다.

이 회장단은 소프트웨어산업의 고용창출 잠재력이 아주 크다며
국민경제차원에서도 정부가 업계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큰 소리쳤다는 후문.

<양홍모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