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통신을 이용한 사이버증권거래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현재 미국의 사이버증권거래 계좌수는 약 1백50만개.

전체 증권거래 계좌수에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지난해 80만계좌보다
두배 가까이 늘었다.

가히 폭발적이다.

사이버증권거래는 PC통신과 인터넷을 이용한 주식거래다.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인터넷 증권사"가 등장했으며 기존 증권사들도
인터넷을 통한 주식매매 서비스를 속속 개시하고 있다.

올해 2월 마이크로소프트(MS)사는 세계 최대 인터넷 증권거래업체인 미국의
E트레이드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 자사의 홈페이지에서 증권거래 서비스를
중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고객들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 각종 증권관련뉴스
리서치자료 챠트등의 정보를 이용할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일본의 4대 증권사인 다이와 닛코 야마이치 노무라증권도 인터넷
주식거래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대표적인 인터넷 증권사는 영국의 ESI와 미국의
E트레이드 시큐러티즈, 찰스 슈왑 등 20여개사.

ESI는 기존 증권사와 제휴해 인터넷으로 주식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95년말 현재 거래건수는 하루평균 2천5백건.

사이버증권거래의 선두주자격인 E트레이드 시큐러티즈는 지난 92년부터 PC를
통해 주식거래 서비스를 실시해 왔다.

지난해 2월부터는 인터넷으로도 주식매매 서비스에 나섰다.

이 증권사는 92년부터 94년까지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빨리 성장한 기업으로
꼽히는 E트레이드그룹을 모그룹으로 두고 있다.

인터네 주식거래에 힘입어 E트레이드 시큐러티즈의 매출규모는 모그룹의
전체매출중 90%를 차지할 정도다.

찰스 슈왑은 지난 70년대 증권시장에 뛰어든 소규모 디스카운트증권사.

90년대 들어 인터넷을 이용한 사이버증권거래방식을 도입한 이후 눈부신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해말 계약실적은 약 1천1백억달러에 달했다.

인터넷상의 주식거래로 대표되는 사이버증권거래의 이처럼 급성장할수
있었던 것은 파격적인 주식매매 수수료 인하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사이버증권거래를 이용할 경우 기존 증권사의 매매수수료보다 80~90%가
싸다.

투자자들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상장기업 5천주를 매매할때 메릴린치
증권의 경우 1백97달러를 수수료로 받지만 E트레이드시큐러티즈는 14.95달러
를 부과한다.

ESI의 경우에는 런던증권거래소보다 3배이상 싸다.

언제 어디서라도 서비스를 편리하게 받을수 있고 풍부한 증권정보를
리얼타임으로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사이버증권거래를 활성화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 선물 옵션 투신상품 등도 사이버공간에서
활발히 매매될 전망이다.

사이버증권거래가 인기를 모으자 기존 증권사들은 초긴장상태를 보이고
있다.

새로 인터넷 거래를 실시하더라도 사이버증권사들과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수수료를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존 증권거래소도 위협을 느끼긴 마찬가지.

지난 95년 9월 영국에는 트레이드 포인트라는 사이버증권거래소가 개장됐다.

주식매매를 중개하는 증권사가 없으며 매수자와 매도자만 사이버공간에서
주식거래가 이뤄진다.

이 사이버거래소는 영국정부로부터 공인증권거래소로 승인받아 런던증권
거래소와 같은 지위에 있다.

96년 10월초 설립된 유럽의 장외주식시장인 이스닥(EASDAQ)도 브뤼셀에
시장관리기관만 존재할뿐 거래소가 없는 사이버공간상의 시장이다.

< 김홍열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