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문제는 분명 21세기를 맞는 우리 기업에 도전이면서 또한 적극적으로
대처할 경우 경쟁력수단이 되기도 한다.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본격화된 것은 정부가 환경관련 독립부처를 만들어
지난 90년 환경청을 환경처로 승격시키면서부터라고 볼수 있다.

이 시기를 전후해 본격적인 환경관련정책이 수립되고 이와 관련된
국내기업의 오염방지시설투자도 본격화됐다.

이후 국내에서는 91년 낙동강 페놀오염사고 발생,국제적으론 몬트리올기후
협약 등 환경관련협약의 잇따른 등장및 환경과 무역을 연계시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 기업들도 환경친화적 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됐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일반국민의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은 스웨덴등 북유럽에서는 소비자 10명가운데 4명은 상품의
환경친화성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고 상품을 구매한다고 한다.

이때문에 이나라의 수입업체들은 15~20%정도는 더 비싸더라도 환경친화적인
상품을 구매한다는 것이다.

또 국내기업가운데 외국의 환경관련규제때문에 기업활동에 애로를
겪었다는 사례가 60%를 넘는다.

그것도 원료조달부터 생산 수출 폐기등 전과정에 걸쳐 해당된다.

세계를 무대로 기업활동을 벌이고자 한다면 싫든 좋든 환경친화적인
경영을 해야한다는 결론이 이래서 나온다.

이와 관련, 정부는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환경친화적인 생산과
소비체계구축을 위해 "환경친화기업 지정제도"와 "환경마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환경친화기업지정제도는 오염물질의 배출허용기준강화나 환경기초시설설치
등 사후적인 오염물질처리는 환경보전비용이 과도하게 소요되기 때문에
사전적이고 간접적인 환경규제를 강화해 지속가능한 개발 기반을 확충한다는
취지로 95년부터 시행되고있다.

환경친화기업으로는 지난 95년8월 두산제관이 처음 지정된 이후
97년 5월 현재 총 1백12개 사업장이 지정됐다.

그룹별로는 LG그룹과 두산그룹이 가장 많은 21개의 환경친화사업장을
갖고있다.

그다음은 삼성으로 20개 사업장, 한화그룹이 10개 사업장, 한라그룹
5개 사업장, 현대그룹과 제일제당이 각각 3개 사업장을 갖고있다.

대우 한솔 쌍용도 각각 2개 사업장이 환경친화사업장으로 지정됐으며
환경관련투자여건이 어려운 중견기업및 중소업체가운데에도 환경친화사업장
으로 지정된 곳이 23개에 이르고 있다.

환경마크제도는 동일한 용도로 쓰이는 다른 제품에 비해 환경오염유발
효과가 적은 제품의 소비를 유도하기위한 제도로 92년 6월부터 국내에서
시행되고있다.

6월초 현재 재활용복사지에서부터 CFC(염화불화탄소)를 사용하지않은
저공해냉장고등 34개 제품군 2백27개제품이 환경마크를 획득한 공인된
환경친화상품으로 등록돼있다.

독일은 "블루 에인절" 미국은 "그린실"이라는 명칭으로 환경마크를
운영하고 있으며 소비자의 환경친화적인 상품선택과 이에 따른 제조업체의
오염저감형 상품생산을 유도하는 대표적인 제도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최종적으로 생산된 제품특성과
관계없이 생산방식(PPMs)에서 환경파괴적 요인이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환경과 무역을 연계시키는 움직임도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이 거북이를 해치는 방식으로 잡은 새우수입을 금지하고
유럽연합(EU)이 전자제품의 환경마크부여기준으로 제조과정의 이산화탄소
배출기준을 포함시키는등의 조치를 들 수 있다.

PPMs에 관한 협약이 추진되면 공산품가운데 생산과정에서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제품은 이를 해소하는데 드는 비용만큼 상계관세등으로 제품가격에
전가하는등의 조치가 구체화될 전망이다.

사실상의 무역규제인 셈이다.

이와 관련,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지난해 9월부터 발효한 환경인증체제인
ISO 14000시리즈는 기업의 녹색경영을 재촉하는 새로운 기업평가기준으로
등장하고 있다.

갈수록 환경과 무역이 연계되는 국제적인 흐름속에서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확보하는 수단이 되고있는 것이다.

< 김정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