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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나고싶었습니다] 이한우 <탤런트> .. 독일서 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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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에서 귀화한 탤런트로 잘 알려진 이한우(44)씨.

    KBS 드라마 ''딸 부잣집''에서 1백96cm의 훤칠한 키와 시원스런 용모로
    외국인 사위 역할을 능숙하게 소화해 친숙한 이미지를 남겼다.

    실제 생활에서는 번역가 대학강사 학원경영자 MC 리포터 CF모델 컨설턴트
    중소기업사장 한독상공회의소 이사 등 다양한 직업을 거쳤을 뿐 아니라
    육상선수와 화가로도 활동한 경력이 있는 다재다능한 인물이다.

    지난 86년 11월 한국이 좋아 국적을 바꾼지 10여년.

    귀화한 한국인의 상징적 인물로 자리매김한 그를 한남동 자택에서 만났다.

    ========================================================================

    [ 만난 사람 = 장유택 < 사회1부 기자 > ]

    -한국에 귀화하게 된 동기는.

    "처음에는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6개월 단위로 체류기간을 연장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어가 생각처럼 쉽게 익혀지지 않아 2년여 세월을 보내다보니
    이 땅에 정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한국에서 일어나는 끊임없는 변화에 마음이 끌렸습니다.

    몇년만에 독일에 가보면 모든 것이 다 그대로 있지만 한국은 몇주일만
    외국에 나갔다와도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그만큼 희망과 재미가 있었다고나 할까요"

    -요즈음은 주로 어떤 일을 하십니까.

    "1주일에 한번정도 기업체나 기관에 교양강좌를 나가고 SBS 아리랑TV
    교통관광TV 등에서 방송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또 3개 회사에서 고문으로 일을 보고 있습니다.

    진도개 보전운동을 하는 "국견클럽"에도 참여하고 있고요"

    -진도개 보전운동은 어떤 것입니까.

    "진도개는 세계적으로 아주 훌륭한 종임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에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순수한 혈통을 보전하지 못한데 원인이 있는 것 같습니다.

    기준에 미달되는 개들을 자꾸 번식시키다 보니 진도개가 잡종화되고
    있습니다.

    우수한 종자를 국제적으로 보급하면 한국의 위상정립에도 커다란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

    아직까지 개와 관련된 한국의 이미지는 개고기를 먹는 민족이라는 개념이
    먼저 떠오릅니다.

    진도개의 순수혈통을 보전해 최소한 이런 이미지를 불식시키자는게 클럽의
    목적입니다"

    -보신탕을 혐오식품으로 보는 시각은 문화의 차이 때문이 아닐까요.

    "한 민족의 문화가 인정을 받으면 그 나라의 관습 또한 인정을 받습니다.

    한국의 문화가 잘 알려지고 이미지가 개선되면 설사 개고기를 먹는다해도
    그것을 야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프랑스에서 말고기를 즐긴다고 아무도 욕하지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사업에도 손을 댄 것으로 아는데요.

    "한국의 발명가와 함께 자동차용 무단자동변속기를 만드는 회사를 차려
    영업을 담당했습니다.

    결국에는 사업에 대한 입장이 서로 달라 그만두었습니다.

    손해도 좀 보았죠"

    -한국에서 사업을 하는데 느끼는 어려움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우선 정부의 개입이나 규칙이 지나치게 많습니다.

    농기계 판매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유럽에서 농기계판매는 제작회사에서 정성을 다한 제품을 내놓으면 농민들
    이 그중 우수한 제품을 골라 사가는 시장원리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한국의 농기계는 정부에서 구입자금을 지원해 주기 때문에 농기계
    회사는 기계가격중 농민이 부담하는 부분만을 판매시점에서 받고 나머지
    정부나 기관의 지원금은 심하면 1년 뒤에나 결제됩니다.

    그러다보니 기업은 돈을 빨리 받기 위해 정부나 기관을 대상으로 소위
    "섭외활동"을 해야 하고 이때 들어가는 비용은 다시 기계가격을 올리는
    작용을 합니다.

    결국 한국제품의 국제경쟁력은 그만큼 떨어지는 거죠"

    -제도 자체에 많은 문제가 있다는 말씀이군요.

    "그렇습니다.

    행정절차도 너무 복잡합니다.

    행정절차가 간소화됐다고 하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느끼는 차이는 없습니다.

    이를테면 자유화됐다고 공고가 난 사업을 하기위해 관련기관을 찾아가면
    세부규칙이 아직 정비되지 않아 허가를 해줄수 없다고 미룹니다.

    독일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을때 제안자가 결정권을 가진 사람
    앞에서 직접 브리핑을 하고 즉석에서 채택 여부가 결정됩니다.

    한국에서처럼 최종 결정권자가 서류를 보기전에 여러사람이 도장을 찍으며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을 더 든다면요.

    "기술이나 노하우를 축적하는 과정이 부족합니다.

    한국의 근로자는 현장보다는 책상을 선호하고 업무도 지나치게 자주
    바뀝니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는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선 철저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작은 일이라도 충분한 교육을 받게 되면 긍지가 생기고 근로자가 생산현장
    을 떠나려는 경향도 사라지리라고 봅니다.

    한국에 정착한 외국기업이 가장 신경쓰는 것도 이러한 점입니다.

    학습능력이 뛰어난 한국인이 충분히 교육받았을 때 생산성은 아주
    높아집니다.

    특히 한국 근로자는 비상시에는 시간외 근무도 마다하지 않을 만큼 성실
    합니다.

    유럽에서는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죠"

    -얼마전 홍콩의 한 조사기관에서 한국인은 아시아에서 문화적으로 가장
    배타적이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는데 그렇게 느낀 적이 있습니까.

    "아마 외국과 교류의 역사가 부족하기 때문에 그럴 것입니다.

    이런 점은 흔히들 말하는 "우리나라"나 "우리말"이라는 단어를 보아도
    알수 있습니다.

    여기서 쓰이는 "우리"라는 의미는 외국어사전에는 없습니다.

    말은 그 언어를 배우는 사람이 다같이 공유하는 것입니다.

    언어 자체는 특정 혈통을 가진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라 범세계적인
    것입니다.

    제가 듣기로 한국인의 배타적 성향은 가난한 나라에서 온 외국인이나
    여성들에게 더욱 강한것 같습니다.

    그들은 소외감을 많이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십니까.

    방송 출연을 계속하면서 혈통적으로 한국인이 아니더라도 신한국인으로
    살아가며 "우리"와 나머지 세계는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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