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 50년] (기고) 이제 다시 태어나자 .. 박승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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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 <중앙대 교수>
그동안 우리경제는 다른나라에서 1백여년 걸려 이룩한 공업화를 한세대로
압축한 역동적인 발전을 성취했다.
이러한 발전을 주도한 산업은 건설업이었다.
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당시의 건설업은 미군에 대한 군납공사를
통해서 자본과 기술을 축적하고 외화를 벌어 들였으며 6.25동란 이후 다리를
놓고 집을 지어 전쟁복구를 주도한 바 있다.
60년대 이후 본격적인 공업화가 진행되면서 건설업은 공장을 짓고
사회간접자본을 건설하여 공업화를 시동시켰으며 70년대에는 해외건설진출에
성공하여 석유파동에 따른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중화학공업의 기반을
구축하는 기틀을 마련했던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한국의 건설업은 공업화과정에서 외환과 자본기술의
축적원천이었으며 사회간접자본과 고용기회의 공급원천이었다고 볼수 있다.
그래서 도로항만 주택 치산 치수등 국토의 모습을 바꾸는 건설역사는
단군이래 지난 반만년 동안 해낸것보다 더 많은 것을 한세대 동안에
해냈던 것이다.
그런데 정작 오늘날 우리 건설업의 자화상은 어떤가.
건설업의 주도로 우리는 절대빈곤문제를 해결하고 이제 성숙단계에
들어섰지만 우리의 건설업은 아직도 절대빈곤시대에 머물러 있다.
건설문화는 "빨리, 값싸게, 많이" 지으려는 싸구려 문화가 지배하고
있고 부실시공시비는 아직도 보편화돼 있다.
선진국의 집은 1백년 2백년이 지나도 끄떡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그러한 집을 지을수 없으며 지어도 수지가 맞지
않는 풍토다.
일제때 놓은 다리는 멀쩡한데 지금 놓는 다리는 20년을 못견디는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선진국을 지향한다고 하면서 나라의 역사적인 대역사인 경부고속철도공사의
70%가 부실이라니 이것을 어떻게 합리화할수 있는가.
아직도 건설업은 속이 비어있는 산업,믿음이 없는 산업이다.
따라서 경기가좋을때는 흥청거리다가도 불경기가 올때마다 먼저 부도를
내고 줄줄이 쓰러지는 것은 예외없이 건설업체들이다.
아직도 건설업은 합리적으로 경영되는 산업이 아니다.
말하자면 아직도 "노가다"산업으로 알려져 있다.
품질경쟁과 시장경쟁이 승부를 결정하지 않고 정경유착과 한탕주의가
승부를 가름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수주질서는 후진국단계에 있고 하청관계는 비리와 수탈이
지배하는 경우가 허다하며 감리는 형식적이고 거추장스러운 것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경제의 근대화를 주도한 건설업은 이처럼 개방적인 시장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으로 퇴화해 버렸다.
이제 건설업은 새로 태어나지 않으면 안되는 역사적 시점에 서 있다.
그동안 경제발전에 있어서 건설업의 역할이 공업화를 시동시키고
주도하는 것이었다고 한다면 현재 당면한 과제는 건설업 스스로를
선진화시키는 자구노력이라 할 것이다.
지금 건설업은 대내적으로 고비용 고욕구의 도전에 당면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고임금시대진입에 따른 가격경쟁력의 약화요인과 소비자들의
고품질선호에 따른 품질경쟁력 약화라는 양쪽에서의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건설업의 개방으로 인하여 건설업도 "세계 제일만이
살아남는 시대"에 노출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특히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입으로 인하여 개방을 유예할 수 없는
상황에 있으며 당장 올해부터는 공공건설까지도 문호를 열지 않을수 없게
됐다.
이렇게 된다면 가격경쟁 품질경쟁 기술경쟁에서 패퇴하는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자명하다.
그렇다면 현재와 같은 우리나라의 후진적 건설풍토와 기업구조를 가지고
우리 건설업체들이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
이런점에서 우리건설업은 이제 새로 태어나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첫째 건설업을 기술집약체제로 개편해야 한다.
무한경쟁시대는 절대우위시대이며 절대우위를 결정하는 것은 기술이라는
독점요소이다.
고임금사회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기술집약체제로 개편하기 위해서 규모가 큰 건설업체는 설계 시공
감리를 기술집약화시키는 종합엔지니어링체제를 구축해야 하며 규모가
작은 업체들은 철저한 전문화 체제를 갖추어 건설업 전체가 계열화를
이룩해야 할것이다.
둘째 경영을 과학화, 합리화하며 질경영체제를 확립해야 한다.
정경유착이나 한탕주의식의 경영관념을 단절하고 원리원칙을 존중하는
시장경쟁자로서 우위를 확보하는 경영정신을 가져야 한다.
끝으로 건설시장의 현대화를 위한 제도와 관행을 개혁해야 한다.
예컨대 아파트 분양가격규제는 부실시공을 조장하는 제도다.
이처럼 품질향상을 가로막거나 불공정경쟁을 조장하거나 또는 시장질서를
문란케하는 제도와 관행을 시정하는 개혁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일자).
그동안 우리경제는 다른나라에서 1백여년 걸려 이룩한 공업화를 한세대로
압축한 역동적인 발전을 성취했다.
이러한 발전을 주도한 산업은 건설업이었다.
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당시의 건설업은 미군에 대한 군납공사를
통해서 자본과 기술을 축적하고 외화를 벌어 들였으며 6.25동란 이후 다리를
놓고 집을 지어 전쟁복구를 주도한 바 있다.
60년대 이후 본격적인 공업화가 진행되면서 건설업은 공장을 짓고
사회간접자본을 건설하여 공업화를 시동시켰으며 70년대에는 해외건설진출에
성공하여 석유파동에 따른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중화학공업의 기반을
구축하는 기틀을 마련했던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한국의 건설업은 공업화과정에서 외환과 자본기술의
축적원천이었으며 사회간접자본과 고용기회의 공급원천이었다고 볼수 있다.
그래서 도로항만 주택 치산 치수등 국토의 모습을 바꾸는 건설역사는
단군이래 지난 반만년 동안 해낸것보다 더 많은 것을 한세대 동안에
해냈던 것이다.
그런데 정작 오늘날 우리 건설업의 자화상은 어떤가.
건설업의 주도로 우리는 절대빈곤문제를 해결하고 이제 성숙단계에
들어섰지만 우리의 건설업은 아직도 절대빈곤시대에 머물러 있다.
건설문화는 "빨리, 값싸게, 많이" 지으려는 싸구려 문화가 지배하고
있고 부실시공시비는 아직도 보편화돼 있다.
선진국의 집은 1백년 2백년이 지나도 끄떡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그러한 집을 지을수 없으며 지어도 수지가 맞지
않는 풍토다.
일제때 놓은 다리는 멀쩡한데 지금 놓는 다리는 20년을 못견디는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선진국을 지향한다고 하면서 나라의 역사적인 대역사인 경부고속철도공사의
70%가 부실이라니 이것을 어떻게 합리화할수 있는가.
아직도 건설업은 속이 비어있는 산업,믿음이 없는 산업이다.
따라서 경기가좋을때는 흥청거리다가도 불경기가 올때마다 먼저 부도를
내고 줄줄이 쓰러지는 것은 예외없이 건설업체들이다.
아직도 건설업은 합리적으로 경영되는 산업이 아니다.
말하자면 아직도 "노가다"산업으로 알려져 있다.
품질경쟁과 시장경쟁이 승부를 결정하지 않고 정경유착과 한탕주의가
승부를 가름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수주질서는 후진국단계에 있고 하청관계는 비리와 수탈이
지배하는 경우가 허다하며 감리는 형식적이고 거추장스러운 것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경제의 근대화를 주도한 건설업은 이처럼 개방적인 시장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으로 퇴화해 버렸다.
이제 건설업은 새로 태어나지 않으면 안되는 역사적 시점에 서 있다.
그동안 경제발전에 있어서 건설업의 역할이 공업화를 시동시키고
주도하는 것이었다고 한다면 현재 당면한 과제는 건설업 스스로를
선진화시키는 자구노력이라 할 것이다.
지금 건설업은 대내적으로 고비용 고욕구의 도전에 당면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고임금시대진입에 따른 가격경쟁력의 약화요인과 소비자들의
고품질선호에 따른 품질경쟁력 약화라는 양쪽에서의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건설업의 개방으로 인하여 건설업도 "세계 제일만이
살아남는 시대"에 노출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특히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입으로 인하여 개방을 유예할 수 없는
상황에 있으며 당장 올해부터는 공공건설까지도 문호를 열지 않을수 없게
됐다.
이렇게 된다면 가격경쟁 품질경쟁 기술경쟁에서 패퇴하는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자명하다.
그렇다면 현재와 같은 우리나라의 후진적 건설풍토와 기업구조를 가지고
우리 건설업체들이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
이런점에서 우리건설업은 이제 새로 태어나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첫째 건설업을 기술집약체제로 개편해야 한다.
무한경쟁시대는 절대우위시대이며 절대우위를 결정하는 것은 기술이라는
독점요소이다.
고임금사회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기술집약체제로 개편하기 위해서 규모가 큰 건설업체는 설계 시공
감리를 기술집약화시키는 종합엔지니어링체제를 구축해야 하며 규모가
작은 업체들은 철저한 전문화 체제를 갖추어 건설업 전체가 계열화를
이룩해야 할것이다.
둘째 경영을 과학화, 합리화하며 질경영체제를 확립해야 한다.
정경유착이나 한탕주의식의 경영관념을 단절하고 원리원칙을 존중하는
시장경쟁자로서 우위를 확보하는 경영정신을 가져야 한다.
끝으로 건설시장의 현대화를 위한 제도와 관행을 개혁해야 한다.
예컨대 아파트 분양가격규제는 부실시공을 조장하는 제도다.
이처럼 품질향상을 가로막거나 불공정경쟁을 조장하거나 또는 시장질서를
문란케하는 제도와 관행을 시정하는 개혁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