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거액 도박판을 벌여온 카지노업자와
도박으로 1백50억원을 날린 기업인.코미디언 등 32명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특히 이들 카지노업자는 환전상이나 폭력배들과 연계해 속칭 환치기
수법으로 도박자금을 해외로 밀반출하는 한편 도박빚을 갚지 못한
코미디언 황기순(33)씨 등의 여권을 빼앗아 귀국을 가로막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외사과는 29일 이같은 사실을 적발하고 필리핀 마닐라의
슬라히스호텔내 오리엔탈 카지노를 인수하기 위해 12억원을 밀반출한
혐의로 신흥그룹회장 윤관병(52)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와함께 카지노측과 짜고 국내 시중은행 계좌를 개설해
도박자금을 해외로 밀반출한 이영숙(43) 등 5명과 신흥그룹 윤회장을
협박해 5억5천만원을 빼앗은 신화종합무역 대표 김용제(43)씨를 구속했다.

또 환치기 수법으로 자금을 밀반출한 유성주(35)씨 등 13명을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도박자금을 빌려주고 해외에서 이를 수금한 신종철(41)씨
등 12명도 수배했다.

신씨등은 카지노에서 관광객들에게 "바카라"라는 도박을 하도록
유도한 뒤 돈이 떨어지면 미화 2만~10만달러를 빌려주고 대신 한국내
외환은행 등에 미리 개설해둔 이씨 등의 예금계좌에 입금토록 했다.

< 장유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