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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론] 항공산업과 공업선진국 .. 홍창선 <한국과학기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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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창선 <한국과학기술원 교수>

    얼마 안 있으면 우리는 21세기를 마지 하게 된다.

    그동안 정부에서도 국가 경쟁이 곧 기술경쟁인 시대가 오고 있다며
    국가경쟁력 강화에 대비한 여러가지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한보사태"로 인한 어수선한 분위기가 언제까지 갈지
    걱정이다.

    각자 제자리로 돌아가 정신을 차리고 미래를 설계하며 내일을 위해
    생산적인 일에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과거 수출드라이브 정책으로 "무엇이든 내다 팔자"며 저임금을
    무기로 수출을 괄목하게 신장시키며 고도성장을 이룩하여 왔다.

    국제무역 규모나 경제규모가 세계 13위권에 들어섰으며 2000년대 초에는
    공업선진국 대열의 진입을 목표로 하지않았던가.

    국민소득 만불의 문턱에서 들뜬 분위기에 휩싸여 있더니 드디어 경제가
    어렵다고 야단들이다.

    어수선한 정치분위기와 함께 우리나라 경쟁력이 31위로 밀려났다는
    소식은 반성의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이제는 경제규모도 커졌고 저임금 시대도 지나갔으며 그야말로
    공업선진국들과 기술경쟁으로 살아 남아야 하게 되었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저임금에 의존한 생산기술만이 아닌 우리의 설계기술
    능력을 보유해야 한다.

    우리의 기술없는 생산수출은 무역수지 적자만 초래하게 된다.

    이제 21세기를 눈 앞에 둔 오늘날 공업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도
    문화수준은 물론 경제규모에 걸맞는 기술보유국이 되어야 한다.

    항공산업 없는 공업선진국은 어디에도 없다.

    항공산업은 비록 늦었지만 반드이 육성해야 하며 그 실천 의지가
    필요한 때이다.

    그러나 공업선진국은 차치하고라도 인도네시아,대만은 물론 경제규모가
    우리나라와 비슷하거나 적은 나라도 항공산업을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는
    매우 뒤떨어져 있음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요즈음 국내 현황을 보면 중형항공기 사업의 경우는 중국과 공동개발
    계획이 결렬된 후 포커(Fokker)사의 인수 계획도 무산되었다.

    일이 이지경에 온 것은 상대국의 조건도 있지만 항공산업체간의 의견이
    엇갈려 시간을 많이 보내게 된것도 한 몫 했음을 지적하지 않을수 없다.

    지금은 제3의 파트너를 모색하던 중 불란서 이태리 영국의 합작법인인
    유럽 AIR과 공동개발 사업형태로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는 KEP사업으로 F-16기가 생산 출고되기 시작하여 앞으로
    2년후인 1999년이면 생산이 종료된다.

    KFP사업은 지난 80년대 중반 항공산업을 육성발전시키고 항공전력을
    증강시키기 위하여 직수입을 하지않고 기술도입하여 공동생산 하게 된
    것이다.

    항공후발국은 기술습득을 위하여 초기에 직수입보다 가격이 높은 것을
    감수하면서 기술도입하여 공동생산 형식으로 투자를 하는 셈이다.

    앞으로 군수요도 많을 것으로 보이는 초음속 훈련기부터라도 우리기술로
    설계 제작할 수 있다면 항공산업과 기술자립을 위한 획기적인 일이라
    볼수 있다.

    그러나 이 KTX-2사업은 여러 부처가 관련되고 많은 예산과 투자가
    필요하니 실무자들이 선뜻 결정하기 어려움을 이해할수 있다.

    그러나 기술자립을 위해 이미 막대한 투자를 하다가 단기적 경제논리로
    그르치는 일이 없도록 심사숙고 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KFP사업을 결정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 생산의 시작도
    늦었으며 계획보다 높은 비용의 댓가를 치르고 있다.

    후속사업의 연결이 차질 없이 되어야 많은 인력과 생산시설이 유지되는
    것은 자명하다.

    결정이 늦어지고 사업간에 중단이 되면 인력이 흩어지고 다시 훈련시켜야
    되는 것이다.

    국가적으로 시간과 아까운 재원의 낭비가 아니고 무엇인가.

    "빨리 빨리"가시적 결과를 우선하는 단기적인 경제논리의 과거 발상으로는
    되는 것이 아니다.

    항공우주산업은 국방력과도 직결되어 있으며 국방력이 없는 국제무대에서
    외교적 협상에도 한계가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지구촌의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는 요즈음 통일에 대한 염원이 있고 곧
    통일이 되리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

    반면에 흑자는 남북간에 서로 대화를 하게 되고 군사적인 긴장도 옛날
    같지 않으니 국방력 증강의 우선순위를 망각하기 쉬운 때이다.

    그러나 남북대치 상황인 지금은 북한이나 염두에 두고 주한미군이
    있다는 전제가 있다.

    통일이 되면 우리의 가상 적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
    주변국으로 부터 농락당할 수 있으며 현재의 북한과의 대치 상황 시보다
    더욱 해.공군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공업선진국으로 진입하겠다고 하면서 항공우주기술을 보우하지
    않은 새로운 형태의 공업선진국 모델을 창조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정부에서는 항공우주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계획을 잘 세웠는지
    재점검하여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할 것이다.

    국방과 밀접하고 타산업에의 기술파급 효과를 고려하면 항공우주 분야는
    정부에서 직접 혹은 간접으로 지원하여 육성을 해야 한다.

    말로만 "육성"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2000년대를 준비하도록 끈기 있게
    육성책을 일관되게 펼때 비로소 우리대가 후대에 공업선진국의 터전을
    마련해 줄수 있을 것이다.

    일본의 차세대 전투기인 F-X사업개발이나 상업용 위성을 탑재하기
    위하여 자체 개발한 H-2 로켓의 성공은 오래전 부터 장기간에 꾸준히
    추진해온 결실이다.

    앞으로 위성체 발사 사업에도 한발 다가섰다고 볼수 있다.

    일본의 수상은 자주 바뀌어도 정치에 구애받지 않는 테크노크랫이
    부러울 뿐이다.

    그것은 오랜 기간 변함없는 국책사업의 꾸준한 노력의 결실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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