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중소기업박람회(SMIF97)"가 대성공을 거두고 16일 막을 내렸다.

지난 7일 개막, 10일간 계속된 이번 박람회는 1백20만명 동원에 1백30억원
매출액 이라는 기록을 수립, 경기불황을 무색케 했다.

이는 당초목표치인 "50만명동원, 1백억원매출"을 훨씬 초과하는 수치이다.

특히 전반적인 경기침체에다 박람회 행사기간이 백화점의 바겐세일과
겹쳐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성과는 더욱 값진 것으로 평가된다.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이라도 제품이 우수하고 홍보가 뒷받침된다면
얼마든지 팔려나간다는 사실을 입증한 셈.

이는 극심한 판매난과 자금난에 시달려온 중소기업들에 큰 희망을
안겨줬으며 백화점을 비롯한 많은 유통업체에서 중소기업제품을 취급
판매하게 되는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중소기업들도 이번 행사를 계기로 제품개발과 품질향상에 총력을 기울여
현재의 어려운 경영여건을 극복해나가야 하겠다고 다짐했다.

중소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박람회를 비롯 지난해 KOEX에서 열렸던
중소기업제품 TV큰시장과 에어쇼 중기백화점 등 그동안 한국경제신문사에서
주최한 중기제품박람회가 중소기업들에 큰 힘을 안겨줬다"면서 "이같은
행사를 자주 개최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번 박람회에서 가장 많은 판매액을 올린 업체는 중소가구업체의
공동브랜드인 "가보로".

가보로는 16일 오전 현재까지 약 3억5천만원의 매상을 올렸으며 꽃돌
침대를 내놓은 동우에네스톤이 2억5천만원을 기록했다.

또 헬스기구를 출품한 한국오리온이 2억4천만원을 올려 현대인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을 반영.

"원단과 디자인이 가죽시트를 능가한다"는 선전문구로 판촉활동을 벌인
자동차시트커버업체인 루가시트는 2억원을 마크.

<>.행사폐막을 몇시간 앞두고 참가업체 직원들과 도우미들도 알뜰쇼핑의
기회를 놓칠세라 구매에 나서는 모습들.

"모닝컴"을 내놓은 대웅전기산업부스에는 이웃부스 여직원과 도우미가
찾아와 "우리도 행사장에 일하고 있으니 좀 더 싸게 달라"며 조르기도.

성주레패 부스에서 판매를 맡고 있는 루마니아의 미녀인 클라우디아양
(22)은 "그간 눈코뜰새없이 바빠 행사장을 돌아보지 못했으나 오늘은 점심을
간단히 해결하고 선글라스와 챙달린 모자를 샀다"며 밝은 미소.

<>.경제 경영관련 서적을 선보인 한국경제신문사 부스는 행사기간중 총
1천만원의 매출을 기록.

박람회기간중 3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된 책이 모두 1천8백여권에
달한다고.

책을 사가는 고객들은 주로 성인남성이며 참가업체의 사장 등 임직원들도
많았다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

<>.행사기간중 "반짝세일" "깜짝세일"에 이어 박람회 마지막날에는 "폭탄
세일"을 알리는 포스터가 등장.

실리콘칫솔 제조업체인 제패는 행사기간동안 8천원에 판매하던 칫솔세트를
5천원에 내놓고 칫솔보관대까지 덤으로 끼워주며 막판 판촉에 열중.

또 자동차트렁크 정리함을 출품한 위너도 3만5천원짜리 제품을 2만5천원에
판매했으며 한전자기 온양도자기 등 다른 부스들도 "왕창세일"이란 이름으로
세일경쟁에 앞다퉈 동참하기도.

<>.일부업체들은 행사장 바깥까지 나가 고객들에게 팸플릿을 나눠주는 등
아웃도어 세일에 나서기도.

지방에서 올라왔다는 한 업체의 대표는 "이런 기회가 언제 또 오겠느냐"며
"갖고 온 물건을 다 팔았으니 이제는 행사장주변에서 제품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 신재섭 김용준 박해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