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27일 창업 50주년을 맞았다.

화학과 전자를 양대 축으로 이제 세계속의 기업으로 성장한 LG그룹은
47년 연암 구인회(구인회)회장이 화장품업체인 락희화학(현재의 LG화학)을
설립하면서 출범했다.

이후 락희는 미국산 사출성형기를 갖춰 플라스틱 생산을 시작함으로써
이땅에 화학산업을 태동시켰다.

58년에는 금성사(현재의 LG전자)를 설립, 한국 전자산업의 새 장을
열었다.

아직도 장년층은 이무렵 금성사가 첫 출시한 국산 진공관식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연속극과 만담을 기억하며 향수를 느낄 법하다.

가루비누의 대명사 하이타이를 만드는 락희유지나 호남정유
(LG칼텍스정유)도 이무렵 발족됐다.

LG그룹의 창업과 초기 성장을 주도해온 구인회씨는 70년대를 눈앞에
둔 69년 12월31일, 63세의 일기로 급서했다.

이어 구자경 당시 금성사부사장이 70년 1월 그룹회장에 취임함으로써
LG그룹은 본격적인 급성장기를 맞았다.

한국광업제련(LG금속) 국제증권(LG증권)과 금성계전을 인수하거나
설립했으며 80년대 들어선 금융부문을 보강, 부산투자금융(LG종합금융)과
금성투자금융(보람은행)등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89년부터 94년까지는 LG의 전환기로 볼수 있다.

구자경회장은 88년말 21세기를 향한 경영구상을 발표했다.

자율과 책임경영을 뿌리로 하는 26개의 사업문화단위(CU)가 구축됐고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와 "인간존중경영"이라는 새로운 경영이념이
선포됐다.

또 주력업체중 하나인 LG반도체가 이때 출범했고 해외공장설립도
본격화됐다.

95년이후 LG는 이른바 제2도약기를 맞고 있다.

95년 1월 그룹명칭을 럭키금성에서 LG로 바꿔 제2혁신의 원년으로
선포했으며 2월에는 구본무(구본무)회장이 취임해 본격적인 3세
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신임 구회장은 "정도경영"과 "적극경영"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한국과
세계를 이끌어나갈 그룹으로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2005년까지 매출 3백조원,경영의 "질과 양"면에서 모두 1등달성을
목표로한 도약 2005를 선포,그룹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5대양6대주에서 글로벌경영을 펼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21세기
유망사업인 개인휴대통신 사업자로 선정돼 타그룹으로부터 "잘 나가는
그룹"으로 부러움을 사고 있다.

초우량기업을 표방하는 LG호가 다음 반세기동안 어떤 비상을 할지
관심거리이다.

LG그룹은 27일 오전 잠실 체조경기장에서 창립반세기 기념식을
갖고 이날 오후에는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축하리셉션을 갖는다.

< 김낙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