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인 스티븐 코비 박사는 "독립적인
단계가 의존적인 단계보다 더 성숙되었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독립적인 단계 그 자체로는 중요한 성취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가장 높은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최상의 단계로 상호의존의 단계를 꼽고 있다.

상호의존의 의미를 필자는 공존이라고 해석하고 싶다.

말 그대로 함께 존재하는 것이다.

이념과 사상의 대립으로 형성된 냉전하에서는 적과 동지가 이분법적으로
명확히 구분됐다.

싸움과 대결의 정치논리가 경제논리를 지배했다.

그러나 상황은 바뀌었고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로, 또한 어제의 경쟁상대가 오늘의 협력상대로
신속히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이념과 사상 보다는 경제와 실리를 우선 염두해 둘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시대적인 조류가 이러할진대 독불장군식으로 대결과 싸움의 논리만으로
일관한다면 상대를 가리지 않고 합종연횡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가는
선진기업들을 어찌 상대할 수 있을 것인가.

해마다 봄이 오면 안타까운 일이 있다.

봄을 춘투의 계절로 너무나 당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사실때문이다.

이말대로라면 노사는 협력관계 동반자적인 관계가 아닌 싸움의 상대인
것이다.

노사관계를 제로섬(Zero Sum)관계로 파악하고 있다면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기업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조직이며 노사가 적극적으로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할 때에 플러스섬(Plus Sum)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조직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내외적으로 모든 상대가 온통 대결과 싸움의 대상이라고 할 때에
우리는 얼마나 불안하고 불행한가.

코비 박사의 말처럼 주위를 바라 보는 시각 즉 패러다임을 바꾸어 보자.

대결과 싸움의 대상이 아닌 동반과 협력의 대상으로 서로를 바라보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