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섬우화] (51) 제1부 : 압구정동 지글러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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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코치는 화났을 때에는 그 입에서 이 세상에서 가장 극악무도한
욕으로부터 쌍소리에 이르기까지,폐암으로 죽은 그의 할아버지를 꼭
닮아서 야비한 욕쟁이며 독설가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그는 김영신 사장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잔뜩 입을 봉하고
있을 뿐 아니라 우아함을 진땀나게 연출한다.
살인적인 물개 박사장에게서 빠져나와 금요일 하루를 이렇게 산뜻하게
보낼 수 있는 것도 모두 김영신의 덕으로 치부하고 있는 그는 지금 어떤
누구의 달콤한 유혹에도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을 수 있는 배짱까지 생겼다.
목적한 바대로 민사장은 자기의 명함을 지영웅에게 내밀며 자연스럽고
멋들어지게, "지코치, 나에게도 골프를 좀 코치해줘요. 내 골프는 영
제대로 배운 것이 못되어서"
갖은 개망나니 짓을 다 하고 자란 그는 열다섯때부터 바람을 피우기
시작해서 40이 되기까지 안 해본 모험이 없고, 그가 유일하게 손을 안 댄
것이 있다면 아편밖에 없다고 할 정도로 소문이 난 개망나니였는데 요새는
그에게 호모하는 녀석이 접근을 해서 그 방면에까지 슬슬 관심을 쏟고 있는
중이었다.
사실 그는 아름다운 미스코리아 출신의 마누라와 별같은 아이들이 있고,
이제 좀 제대로 마누라에게 돈도 안겨주며 밥먹고 살만 하니까 서서히 또
게이들이 그에게 꼬리를 치고 있다.
정말 압구정동에는 바이러스들도 많다.
그러나 기특하게도 지코치는 호모들에게는 관심이 없는지 그 명함을
정중히 받아서 주머니에 넣었다가 구겨버렸다.
주머니속에서 무슨 망신을 당하고 있는지 모르는 민달식은 더욱
이상하게 들뜬 시선으로 지영웅을 바라보다가 얼른 김영신 사장을
의식하며 정신을 차린다.
"지코치, 어느 골프연습장이지요?"
그러나 그는 누구 못지 않은 탐미주의자다.
그가 서서히 줄을 죄어오자 김영신은 얼른, "우리는 오늘 지코치의
생일을 축하하는 밤이에요.
다른 남자분은 좀 비켜주시지요" 하고 애교를 살짝 부린다.
너무도 성격이 솔직담백한 그녀의 개성을 아는 민달식은 그 정도로
하고 그들의 자리를 물러난다.
지영웅에게 잔뜩 미련을 둔채.. 황홀한 탱고속에서 김영신은 매서운
일침을 놓는다.
"민달식이가 아직은 호모라는 소리는 못들었는데 안 오는 동안 취향을
바꾸셨나? 난 그 게이나 호모하는 남자들 영 마음에 안 들어. 하느님의
섭리를 거역하면 벌을 받는다구요"
"벌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에이즈가 그것 아닌가요? 나도 영 그 짓은
더러워 보여요"
그러면서 지코치는 뒤로 처리를 하는 그런 놈들은 진짜 똥물에 튀겨 먹을
똥개 같은 놈들이라고 욕을 하고 싶은 것을 억지로 참는다.
그는 한때 그런 놈들에게 걸려 죽을 혼을 겪은 후라 돈이 없어서
남자기생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결코 남자의 애인이 되는 더럽고 똥내
나는 짓은 하고 싶지 않았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3일자).
욕으로부터 쌍소리에 이르기까지,폐암으로 죽은 그의 할아버지를 꼭
닮아서 야비한 욕쟁이며 독설가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그는 김영신 사장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잔뜩 입을 봉하고
있을 뿐 아니라 우아함을 진땀나게 연출한다.
살인적인 물개 박사장에게서 빠져나와 금요일 하루를 이렇게 산뜻하게
보낼 수 있는 것도 모두 김영신의 덕으로 치부하고 있는 그는 지금 어떤
누구의 달콤한 유혹에도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을 수 있는 배짱까지 생겼다.
목적한 바대로 민사장은 자기의 명함을 지영웅에게 내밀며 자연스럽고
멋들어지게, "지코치, 나에게도 골프를 좀 코치해줘요. 내 골프는 영
제대로 배운 것이 못되어서"
갖은 개망나니 짓을 다 하고 자란 그는 열다섯때부터 바람을 피우기
시작해서 40이 되기까지 안 해본 모험이 없고, 그가 유일하게 손을 안 댄
것이 있다면 아편밖에 없다고 할 정도로 소문이 난 개망나니였는데 요새는
그에게 호모하는 녀석이 접근을 해서 그 방면에까지 슬슬 관심을 쏟고 있는
중이었다.
사실 그는 아름다운 미스코리아 출신의 마누라와 별같은 아이들이 있고,
이제 좀 제대로 마누라에게 돈도 안겨주며 밥먹고 살만 하니까 서서히 또
게이들이 그에게 꼬리를 치고 있다.
정말 압구정동에는 바이러스들도 많다.
그러나 기특하게도 지코치는 호모들에게는 관심이 없는지 그 명함을
정중히 받아서 주머니에 넣었다가 구겨버렸다.
주머니속에서 무슨 망신을 당하고 있는지 모르는 민달식은 더욱
이상하게 들뜬 시선으로 지영웅을 바라보다가 얼른 김영신 사장을
의식하며 정신을 차린다.
"지코치, 어느 골프연습장이지요?"
그러나 그는 누구 못지 않은 탐미주의자다.
그가 서서히 줄을 죄어오자 김영신은 얼른, "우리는 오늘 지코치의
생일을 축하하는 밤이에요.
다른 남자분은 좀 비켜주시지요" 하고 애교를 살짝 부린다.
너무도 성격이 솔직담백한 그녀의 개성을 아는 민달식은 그 정도로
하고 그들의 자리를 물러난다.
지영웅에게 잔뜩 미련을 둔채.. 황홀한 탱고속에서 김영신은 매서운
일침을 놓는다.
"민달식이가 아직은 호모라는 소리는 못들었는데 안 오는 동안 취향을
바꾸셨나? 난 그 게이나 호모하는 남자들 영 마음에 안 들어. 하느님의
섭리를 거역하면 벌을 받는다구요"
"벌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에이즈가 그것 아닌가요? 나도 영 그 짓은
더러워 보여요"
그러면서 지코치는 뒤로 처리를 하는 그런 놈들은 진짜 똥물에 튀겨 먹을
똥개 같은 놈들이라고 욕을 하고 싶은 것을 억지로 참는다.
그는 한때 그런 놈들에게 걸려 죽을 혼을 겪은 후라 돈이 없어서
남자기생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결코 남자의 애인이 되는 더럽고 똥내
나는 짓은 하고 싶지 않았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