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 젠장 왜 차가 이렇게 밀리나"

출퇴근길에 누구 한 사람 이런 푸념을 안해본 사람 없을 것이다.

소득이 어늦 어도 증대 되니 편리한 문명의 이기인 승용차를 누군들
갖지 않으려 하겠는가.

그러나 보니 도로 사정과 상관없이 승용차 수는 매년 늘고 따라서
길이 밀릴 수 밖에 없다.

혹자는 교통체증을 도로 등 하드웨어적인 인프라가 제대로 안됐다는
이유로만 돌리곤 한다.

물론 대중 교통 수단이 발달하지 않았고 미시적 도시계획 또는 도로
확충 등의 인프라 미비에 첫째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종종 터무니없이 교통체증을 유발시키고 있는 도로상의 각종
공사 현장을 목격하는 경우가 있다.

같은 대로상에 어제는 전기 전화 배선공사, 오늘은 가스관 배관으로,
수도관 배관으로, 하수도 배관으로 파헤쳐지고 메우기를 수도 없이하더니
이젠 차선 공사를 한다고 대낮에 길을 막아 놓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각종 공사를 하는 업체들도 필요 이상으로 도로를 점유해서
막아놓고 태연히 공사를 한다.

대부분의 선진국 도시에서는 차 통행이 적은 심야에 공사를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있다.

해가 뜨면 언제 공사를 했느냐 할 정도로 치워놓고 심야가 되면 공사를
재개하는 것을 해외 여행에서 곧잘 보곤했다.

심야 수당이 지급되더라도,공사기간이 길어지더라도 총체적 계산으로는
현명한 판단일 것이라 생각된다.

시민들이 교통체증으로 길에서 보내는 시간만큼의 손해 중 상당 부분을
손해배상 청구를 하거나 열심히 낸 세금의 환불 소송을 해야 한다면
잘못된 것일까.

사전 준비와 조정을 철저히 해서 반복되는 공사를 줄이고 시민에게 불편을
덜 주는 시기, 시간, 방법을 찾기위해 상호 협조할 수 있는 정보 인프라가
절대 필요하다.

"Speed Fast Flexible 시대"에 시간당 임금이 수 만원씩하는 수많은
고급 인력이 몇 시간씩 차 속에 갇혀 있는 손실을 이제는 따져 보아야
하고 그런 손실을 줄여나가는데 힘써야 한다.

이런 것도 국제경쟁력을 갖는 중요한 인프라일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