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록 <나드리화장품 사장>

화장품 생산액이 지난 5년간 연평균 21%의 고속 성장을 보이며 GNP의
1%선에 육박하면서 화장품 산업이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아졌다.

그러나 외국 화장품의 범람과 국내업자의 신규참여 증가로 과잉생산에
이르렀고 이것은 과당경쟁으로 이어져 가격의 과다할인을 초래해 할인
관행에 얼룩진 출혈 가격 경쟁 체계를 만들어내게 됐다.

이러한 화장품업계의 반복된 악순환은 기업최대목표인 이윤창출을
실패로 이끌었다.

업계는 자구책을 찾지 못하다가 최근 오픈 프라이스라는 판매업자
실판매가제도를 대안으로 그 실마리를 풀어나가고 있다.

이 제도는 정부의 허가가 나는대로 이달말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오픈 프라이스제도를 도입할때는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도입해야 한다.

첫째 릴레이션십 마케팅을 통한 고정고객 확보및 지속적인 유지 관리이다.

오픈 프라이스제도 도입으로 출혈적인 가격경쟁에서 벗어나 다양하고
질적인 대 소비자 서비스 개선에 힘써야 한다.

오픈 프라이스 제도가 실시되면 기존의 가격경쟁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다.

이제는 화장품업계와 전문점이 연계,회원에 대한 철저한 서비스와
관리로 보다 안정적인 단골 고객을 확보해야 할것이다.

둘째 점두 마케팅을 통한 고객 유인에 나서야 한다.

권장가 삭제에 따른 할인 가격표시가 사라짐에 따라 기존 소비자
유인책의 하나로 할인 문구가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다.

따라서 가격 체계의 혼란속에 갈팡질팡하는 소비자를 판매점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간판의 크기를 대형화하는등 점두 홍보를 위한 이색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셋째 소비자가 요구하는 다양한 정보에 대한 정확한 자료 제공이다.

시장형태가 카운셀링 형태를 갖춰가면서 그동안 불충분한 정보의
부재속에 화장품을 선택하던 소비자에게 보다 정확한 정보의 제공은
구입동기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무분별한 외국 수입제품의 왜곡된 정보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우리체질에 적합한 국내 화장품 애용시의 이점을 충분히
제공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넷째 화장품 취급 자격증제도의 도입이다.

제품 판매시 카운셀링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는데 맞춰 일정한 교육을
통해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전문자격증 수료자에 의한 화장품 판매가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제조업자는 미용학원등 전문기관을 통해 교육을 실시, 일정한
자격증을 판매업자에게 부여함으로써 소비자가 믿고 상담할수 있는 체계를
갖추도록 유도해야 한다.

다섯째 제품 진열대및 진열방식의 차별화이다.

화장품은 이미지 상품으로서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없어야 할뿐만
아니라 보는 즐거움을 주어야 한다.

또한 상품으로서 가치를 갖추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진열및 포장
디자인으로 독특한 개성을 갖추어야 한다.

여섯째 점포를 방문한 소비자가 편안하게 카운셀링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다.

이제는 판매만이 궁극적인 목표가 될 수 없다.

점포 주변을 깨끗하게 정돈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조성하여 상담할
수 있는 공간을 별도로 마련함으로써 체점시간을 늘려 자신을 적절히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재미있는 얘깃거리를
제공해 주는게 필요하다.

일곱째 감성마케팅 도입이다.

소비자들은 보통 구매를 결정하기전에 구매충동을 억제하려고 한다.

따라서 구매충동의 억제를 완화시키기 위해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는 분위기보다는 제품구매의 필요성이 더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분위기가 아주 좋으면 물건값이 비싸도 주저하지않고 물건을 산다.

일례로 후각을 자극하는 경우는 향수를 뿌려 고객의 기분을 상쾌하게
하며, 청각을 자극하는 경우는 빠른 템포의 음악을 틀어 고객의 순환을
빨리하고, 가능한한 오래 머무르게 하려면 느린 템포의 음악을 틀어준다.

오픈 프라이스 제도가 도입되면 크고 많은 변화가 일어나면서 시판체계에
일대 혼란을 초래하게 될것이다.

제조업자및 판매업자 모두 대응책을 전개해 가는데 일정기간동안의
시행착오가 불가피할 것이다.

이 제도는 최종구매자의 실리를 도모하여 궁극적으로 제품의 품질대로
소매점에서 가격을 책정하는 것인 만큼 이제 국내업계는 과대매출및
국내업체간 순위경쟁을 지양하고 연구개발 투자를 통한 제품의 품질향상및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통해 품질경쟁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신제품 출시때마다 가격을 인상시켜 오던 기존 가격체계의 관행을
버리고 지속적인 원가절감을 통해 더 나은 품질에 합리적인 소비자
실체감가격을 책정함으로써 품질경쟁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이를 실행하지 못하는 업체는 생존경쟁에서 승리하지 못하고 도태될
것이고, 소비자에게 호응받는 상품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에 따라 기업의 성장여부가 좌우될 것이다.

판매업자 또한 보다 생산적이고 질적인 서비스를 어떻게 전개하느냐에
따라 소비자로부터 사랑받고 번창하는 점포로 성장할수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