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수 < 선경증권 이사 >

최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의 선물(Futures)을 이용한 매매가 현물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등장하자 그동안 그들의 투자기법에 흥미를
크게 보이지 않던 일반투자자들에게도 초미의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이와같은 현상은 얼마되지 않아 채권시장에도 닥쳐올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시장은 94년도부터 외국인 투자자에게 점진적으로 개방되어 왔다.

실제로 국.내외 금리가 커다란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우리시장은
매력적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따라서 정책당국도 채권시장 개방의 압력을 풀어가는 과정으로 무보증인
중소기업 채권을 우선적으로 개방하고 신용도가 높은 대기업 발행 채권으로의
확대를 추진하면서 개방의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것이다.

개방의 폭이 다소 확대된다 하더라도 우선 당장은 이들이 우리나라 금리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하겠지만 우리 채권시장 다방면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중소기업이 발행한 무보증채권을 예로 들어보자.

우리의 현실은 중소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이들이 발행한 채권은 투자대상
종목에서 제외한다.

명성높은 대기업 계열사가 아닌 경우 부도위험에 과도하게 노출될수 있다는
편견에서 출발한다.

반면 외국인투자가들이 중소기업 무보증 CB에 보인 투자자세는 어떠한가.

96년 11월말 현재 외국인 투자가능 금액은 1,197억인데 실제 투자금액이
744억원으로 62.15%가 한도소진되었다.

외국인들은 투자하기 이전에 투자가능 종목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철저한
기업 탐방과 재무분석을 통해 그들의 투자가능 종목을 제시해 준다.

내년 1월3일 이후에 개방되는 외국인 전용 중소기업 무보증채권에 대한
이들의 투자 패턴은 우리에게 또다른 시사점을 제시해 줄수도 있을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내용은 우리 채권시장의 단편에 불과할 것이다.

개인투자가, 기관투자자를 막론하고 채권시장 개방시대에도 높은 운용수익을
실현하고 국부의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미리 이들의 선진 투자기법을 익히고
우리 것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닌가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