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세계 처음으로 민간주도의 인공위성 발사기지를 건설하는
7억달러 규모의 프로젝트에 한국의 은행과 기업들이 참여한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일은행이 호주 북부 퀸스랜드주 케이프요크
반도에 오는 2000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는 인공위성 발사기지 건설을
위한 국제 컨소시엄인 APSC(아시아태평양 우주센터)에 미국의 세계적
금융사인 C.S.퍼스트 보스톤사와 공동 주간사로 참여한다는 것이다.

제일은행은 이를위해 최근 이사업의 추진 주체인 호주의 민간기업 IRC
(대표 권호균)와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대와 삼성 선경그룹, 신세기통신과 한화그룹 등 국내기업들이
APSC에 참가하기 위해 발사기지건설의 사업성을 적극적으로 검토중에 있다.

이들은 이달중 참가의향서를 제출해 다음달에 이 프로젝트의 컨소시엄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호주 케이프요크반도 템플만의 5억평에 달하는 방대한 땅에
인공위성 발사기지를 세우는 프로젝트로 투자비 7억달러중 APSC가 2억달러를
투자하고 4억달러는 프로젝트 파이낸싱으로, 1억달러는 선수금으로 구성된다.

APSC컨소시엄에는 IRC가 50%를 출자하고 한국의 기업들이 25% 지분을
출자할 예정이며 호주의 국방성산하 계열사인 ADI가 10% 지분 참여를
결정했다.

이밖에 동남아지역에서 5%, 미국에서 10%를 투자유치할 구상인데 현재
미국은 머독 소유 기업인 뉴스 리미티드와 협상중이다.

호주 정부의 기지건설 승인과 컨소시엄 구성이 완료되면 내년 2월께
APSC가 출범하고 98년 착공, 오는 2000년 첫 인공위성 발사가 이루어지게
된다.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그동안 프랑스와 미국이 80%을 차지해왔던 인공위성
발사기지사업에 판도변화를 일으킬 전망이다.

인공위성 시장은 통신용 수요의 급증으로 향후 10년간 약 1천3백개 이상이
발사돼 약 1조20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국내 업체들의 사업 참여는 우리나라 통신사업 및 항공우주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IRC는 그동안 이사업을 추진해왔으나 선진국의 견제로 어려움을 겪다가
최근 발사기지 설비 기술을 러시아로부터 도입키로 하고 한국측 투자를
유치키로 하면서 급진전을 보게 됐다.

< 고지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