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는 도시설계 및 개발과 관련한 새로운 개념이 정립돼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

"소셜 엔지니어링(Social Engineering)"이 그것이다.

이는 도시를 개발할 때 주민들에게 주거의 본래 목적을 충족시키는 것
외에도 스포츠 레저 휴양 주민친목 봉사 등 각종 활동을 그 주거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도록 도시설계에 반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도시개발업체가 수영장 자연학습장 등의 시설을 건설해 주는 것은 물론
주민들이 참여할 각종 모임을 구성, 주선하고 모임의 운영을 측면에서
지원해주는 것이다.

소셜 엔지니어링이 확산되면서 최근에는 교통여건 주거환경 등에 못지
않게 이것이 주택분양 성패에 결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같은 개념에 바탕을 둔 도시설계가 처음 시도된 곳이 바로 시사이드
뉴타운이다.

당초 시사이드의 개발주체인 데이비스랜드사가 심리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설계에 반영한 것은 변호사 의사 등 고소득 계층으로 이기적이기 쉬운
성향의 소유자인 점을 감안, 이들의 친목과 유대감을 높이기 위한 스포츠
클럽 형식의 단순한 프로그램이었다.

도시개발의 주안점을 주민들의 레져휴양에 맞춘 만큼 이같은 기능을
최대한 활성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주류를 이룬 것이다.

그러나 시사이드가 도시기능을 갖춰가며 주민들의 요구로 프로그램이
다채로워지고, 다른 신도시들이 이를 도입하면서 소셜 엔지니어링으로
제자리를 잡게 됐다.

현재 시사이드에서 소셜 엔지니어링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프로그램은
모두 30여개.

수영 체조 골프 축구 등 스포츠클럽과 연극 등 취미클럽 레크레이션클럽
봉사활동단체 등에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프로그램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바비큐장 테니스장 수영장 자연학습장
손님접대실 등으로 꾸며진 빌리지클럽이 주민자치로 운영되며 개발업체는
주민들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축구장과 야구장 중앙공원 등을 조성했다.

이와함께 뉴타운안에 18홀 규모의 골프장 5개를 설계, 주민이면 누구나
15~20달러에 골프를 즐기도록 했다.

시사이드의 소셜 엔지니어링이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얻으면서 이곳보다
먼저 개발된 레스턴 콜럼비아 어바인 등 기존의 뉴타운은 물론 최근 개발
사업이 시작된 메릴랜드주 킹스뉴타운도 이를 도입키로 하고 보다 새롭고
주민들의 사랑을 받을 만한 프로그램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