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충식 <기술신용보증기금 인천지점장>

우리 경제가 겪고있는 저효율 산업구조를 고기술, 고생산성, 고부가가치의
이른바 삼고의 고효율 산업구호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금이
산업기술을 혁신하는 쪽으로 넉넉하게 흘러들어가도록 해야할 것이다.

기술신용보증기금은 기술관련 여러가지 우대조치를 취함으로써 자금
흐름의 산업구조 개선효과를 높여서 우리 산업의 기술력 향상을 통한
경쟁력 제고와 체질강화에 힘쓰고 있다.

그런데 신용보증업무를 취급하면서 항상 부딪치는 문제는 보증을
희망하는 기업체들에 대해서 어떻게 하면 신용상태를 정확히 평가, 보다
많은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기업활동의 투명성을 높여야할 필요성이 있다.

산업발전을 놓고 볼때 해당기업에 관련된 업종별 동계가 빈약하다.

특히 각 지역별 지방산업동계가 매우 부실한 실정이며 지역별 산업연관
분석같은 자료는 거의 없다.

즉 지역경제에서 연관효과가 큰업종으로 신용보증 및 대출이 늘어날
수 있도록 해야할 터인데 자료부족으로 해당기업이 속해있는 산업에서의
위치를 파악하기 곤란하기 때문에 기업의 투명성에 어려움이 있게 된다.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학계 또는 경제연구 기관에서 지방산업통계를 더욱
정비하여야 하겠으며 특해 매년 지역별 지방산업 연관분석결과를 공표했으면
싶다.

한편 개별기업을 놓고 볼 때도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재무제표의
신뢰성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과연 재무제표가 실거래를 정확히 반영하고 있는가.

혹은 매출액 부풀리기식의 위장거래는 없는가.

이러한 의문은 보증업무를 취급하면서 늘 갖게 된다.

특히 무형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더 큰 의문이 뒤따른다.

그러나 기업을 평가할 때 재무제표만을 가지고 평가하지는 않는다.

기업의 기술력, 사업성 또는 경영자의 경력등 그 기업의 신용상태를
판단할 수 있는 비재무적 혹은 질적 요인들도 재무제표의 신뢰성 못지 않게
중요한 평가요소이다.

재무제표의 신뢰성과 비계량적, 질적 평가를 모두 다 확보한다면 기업걸애
투명성은 한층 높아질 것이며 이를 위해서 몇가지 제도가 보완돼야 할
것이다.

우선 공인회계사에 의한 외부회계감사의 대상범위를 보다 확대,
공시기업이 한층 증가되도록 해야 할것이다.

외부감사가 보다 엄정히 이루어지도록 해서 외부감사의 양과 질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및 부실채권의 유무등을 포함한 재무정보의 신뢰성은
회계감사를 통해 얻어질 수 있으며 기업의 장부기장 능력을 제고시킬
것이다.

다음으로 공신력 있는 전문신용평가기관의 도움이 필요하다.

우리의 실정으로는 기업신용평가시 주로 회사가 공시한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등 재무자료에 의존하는 감이 있다.

보다 많은 비재무적 정보에 대한 요구는 해당자료에 빈약성 때문에
충분히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각 기업들이 이들 자료를 구미선진국처럼 제도적으로 공시하도록
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정보가 투자 활용지표로서 일반화되고 그 수요가 증대될 수
있도록 전문신용평가기관들이 공개되지 않은 비재무적 자료까지 더 많이
반영, 신용평가등급을 매겨 공표함으로써 공시제도의 보완적 기능을
확대해간다면 기업투명성을 높이는 분위기가 더욱 확산될 것이다.

재무정보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사례로서 관인 세금 계산서에 의하지
않은 미보고, 무자료 거래 관행도 엿보인다.

일부 영세기업에 대해 과세특례자라 해서 세금계산서를 주고 받지 않는
경우가 허용 되는데 일반과세자도 과세특례자와 같이 매출자료를 덜
노출시키고자 하는 유혹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면 재무제표의 신뢰성이 현저히 저하돼 경영평가의 척도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기 어렵게 되고 기업의 투명성 확보는 위기를 맞게 된다.

따라서 기업들의 이러한 유혹을 근절키 위해서는 모든 매출자료가
자동적으로 세무서에 신고될 수 있도록 효과적인 행정지도와 감시체계가
요구된다.

민간단체나 사업자 단체등에서도 무자료거래 안하기 운동을 자발적으로
전개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기업인의 윤리의식이다.

올바른 기업윤리를 갖고 모든 정보를 성실히 이해관계자에게 알릴 때
거래의 투명성을 확보될 수 있을 것이다.

투명성이 보장된다면 현재 보다 훨씬 많은 중소기업들이 신용보증을 통한
자금조달을 원활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서 기업에 대한 신뢰감이 높아짐으로서 외부 자본주가 파트너관계를
맺거나 자본참여하여 위임관리시키는데 지금보다 훨씬 적극성을 띨 것이다.

이렇게 되면 기업들이 금융기관의 단기적 융자나 고금리 사채에 의존하지
않고서도 외부의 자본참여 방식에 의한 자기자본 조달이 훨씬 용이하게 될
것이다.

특히 기술집약형 기업들은 모험사업에 외부자본 투자유입을 늘릴 수 있을
것이다.

즉 개별기업의 경우 만성적인 금융상의 고비용 구조를 극복할 수 있고
경제전반으로 볼 때도 시중자금 흐름이 한층 건전하게 돼 요즘과 같이
점차 어려워지는 경기침체 현상을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