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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SW(소프트웨어) 산업이 전환기를 맞고 있다.

정부는 21세기 정보화 사회로의 성공적 진입을 위한 비전 제시와 함께 이의
핵심근간인 SW 관련산업 진흥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반면 업계는 만성적인 영세성과 인력부족 불법복제 등에 따른 부작용으로
몸살을 겪고 있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제정한 제1회 "소프트웨어의 날"(4일)을 맞아
한국경제신문사는 지난 2일 호텔롯데에서 김택호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
(현대정보기술 사장), 양승택 한국전자통신연구소장, 박찬모 포항공대 교수,
정홍식 정보통신부 정책실장이 참가한 가운데 김형근 과학정보통신부장
사회로 "한국 소프트웨어산업 육성및 발전"이라는 제목의 토론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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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 =최근들어 SW산업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차츰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해결돼야 할 문제점이 많다는 지적이 높은데.

<> 김택호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 =일반업계의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SW산업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총론에 머물러 각론으로 들어갈
경우 제대로 확산되어 있지 못한 것 같다.

즉 SW산업및 정보기술의 발전을 이해못하는 사회지도층의 마음가짐이 적지
않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예를들어 현대정보기술이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프로젝트를 진행할라치면
인원및 경비절감에 따른 대상이 자신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업경영층의
우려로 추진에 적지 않은 방해를 받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김영삼 대통령이 "정보화백서"를 발표하면서 전반적인
인식제고를 강조한 것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민간에서지만 국내 SW산업에 대한 인식제고와 구체적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소프트웨어의 날"을 제정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비롯된 것이다.

<> 사회 =국내 SW시장은 협소할뿐 아니라 활성화가 잘 안되고 있는 것
같은데.

<> 양승택 한국전자통신연구소장 =SW시장이 좁다고 말하는데 이는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SW산업의 성공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것이 그 요인중의 하나다.

빌게이츠와 같이 이 분야에 종사하면 성공할수 있다는 국내 모델을 내놓는
것이 필요한데 현재 우리 실정은 SW산업 때문에 내 목이 날아갈지 모른다는
불안감만 팽배해 있다.

시장 확대요인이 그만큼 적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인원과 비용의 절감만 강조하지 그 대책을 내놓는 사람은 없으니 작업도
더디고 정보화 추진도 잘 안되는 것이다.

<> 김회장 =불법복제문제도 SW산업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최근 대기업이 대리점을 통해 SW를 불법복제해 대량 유통시킨 사건에서
보듯이 아직 인식 전환이 시급한 실정이다.

국내 소비자들은 하드웨어를 훔치는 것은 범죄로 여기면서도 SW 복제는
태연히 행하고 있다.

또 유통업체들이 하드웨어 판매를 위해 SW를 무한정 번들하는 문제도 SW의
상품화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 외국기업들이 국내 기업들의 SW시장을 잠식하기 위해 덤핑공세로
나오고 있는 점도 불법복제 못지 않게 SW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용산전자상가에서는 자체적으로 불법복제 방지운동을 벌이고
있어 관련업계에 희망을 주고 있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에서도 포스터 전단 등을 제작, 지속적으로 계몽운동
을 펼치고 있고 산하에 소프트웨어 재산권보호위원회가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 양소장 =국내 SW 개발업체들이 제품개발을 게을리하는 것도 불법복제를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통상 1년6개월내에 새버전을 내놓는게 상식임에도 3년이 넘도록 한 제품으로
승부하는 것은 불법복제를 부추기는 것이나 다름없다.

<> 사회 =자원이 부족하고 고급인력이 많은 우리나라의 경우 SW산업이
최적의 산업이라는 견해가 많은데.

<> 박찬모 포항공대 교수 =SW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창의력있는
인력을 조기 교육시키는 문제와 정보화 문화의 정착이라고 생각한다.

외국에서 25년간 강의를 하면서 느낀점은 우리나라 학생들의 창의력이
탁월하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국내 SW산업의 미래는 밝은 편이다.

그러나 국내 교육제도가 아직은 이같은 상황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산학협동도 SW산업 발전에 중요한 과제지만 현실적으로는 잘 안되고 있다.

학계에서 업계와 공동프로젝트를 성사시키면 이것이 담당교수들의 승진이나
인사고과에 곧바로 반영되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

또 업계에서도 말로만 졸업생들을 곧바로 활용할수 없다고 하지 말고 이들에
대한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빈약한 실습기자재로는 단번에 우수한 학생을 배출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결국 우리에게 적합한 SW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정보문화에 대한 교육과 실질적인 산학협동이 활성화돼야 할 것이다.

<> 사회 =최근 정부에서도 "정보화백서"를 발간하는 등 국내 정보화산업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내놓고 있는 소프트웨어 육성방안의 주요골자는 무엇인가.

<> 정홍식 정보통신부 정책실장 =우리나라의 SW시장의 규모는 교역규모가
11위임에도 세계 소프트웨어(SW)시장의 1.2%에 머무는 낮은 수준에 있다.

따라서 정부의 SW산업 육성방안의 골자는 정부및 공공부문에서 SW의 수요를
확대, 시장을 창출해 주는데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내년부터 하드웨어 구입예산의 10%를 소프트웨어 구입예산
으로 책정하는 등 SW 구입예산을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할 방침이다.

또 불법복제 단속강화와 SW의 입찰구매제도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각 기업들의 SW분야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를 높여 나가기로 했다.

이와함께 국내 소프트웨어기술의 세계화를 위해 해외연구개발및 해외투자를
촉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실리콘밸리 등의 유망한 소프트웨어업체를 선정하고 벤쳐기업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지분참여및 매수토록 해외투자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 사회 =오는 98년 문을 열 정보통신전문대학원의 SW부문의 인력 양성및
업체 지원계획은.

<> 정실장 =현재 국내에는 5만여명의 SW개발 인력이 있는 것으로 집계된다.

이 인원을 향후 5년안에 12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4만명은 기존 체계내에서 양성하고 나머지 3만명은 정보통신전문대학원과
민간 인력양성기관을 보강해 양성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또 250억원 정도로 추정되는 소프트웨어 장학기금을 이용하고 연3,000여명인
병역특례자들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창의적인 인재를 조기발굴하고 교육하는데
충분할 것으로 본다.

이번 소프트웨어의 날을 맞아 문을 여는 "소프트웨어 지원센터"를 적극
활용해 벤처기업 육성에도 힘쓸 계획이다.

대학과 연구소옆에 "창업보육센터"를 두고 상호교류를 도모하는게 좋다고
본다.

특히 SW관련업체들의 부도에 대비해 내년중 정부가 50억원을 투자, 총 100억
원의 SW 공제기금을 마련할 계획인데 이는 근본적으로 민간이 주도가 돼서
추진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SW산업의 해외수출 촉진을 위해 SW를 수출기금과 연불금융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적극 강구하겠다.

<> 양소장 =정보통신전문대학원 설립과 관련해 좋은 인력을 강제로 중소기업
에 배치하는 문제는 쉽게 해결할수 없는 사항은 아니다.

설사 정부가 양질의 인력을 중소기업에 꼭 배치해야겠다고 나서더라도 이는
불가능하다.

중소기업들은 인력문제를 들어 정부나 연구소측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보다는
"창업자 주식제도" 등을 통해 개발자들이 발붙일수 있는 풍토를 만드는게
중요하다.

전자통신연구소도 "중소기업협동연구소"를 설치, 창업보육센터와 같은 방식
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 연구소를 중소기업들에 개방, 전문대학원의 교수진과 함께 연구할수
있도록 하겠다.

<> 사회 =SW업계의 기술개발을 장려하기 한 유인책도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는데.

<> 정실장 =기술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소프트웨어의 기술대가문제 단가문제
자산가치인정을 전제로한 기술담보제 도입 등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이에 대한 기준을 만들고 있다.

SW의 자산가치를 평가해서 지원을 하는 기술담보제도 등은 민감한 사항
이므로 향후 학계 업계 연구소 언론계 전문가들과 자주 만나 의견을 수렴
하도록 하겠다.

<> 양소장 =기술담보제 이전에 이미 기술금융 기술기금 등은 다른 담보제도
와 같이 운영돼왔다.

기술담보제도 빠른 시일내에 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나 벤쳐기업의 아이디어를 평가해 처음부터 정부가 모든 돈을 대출해
주는 방식은 창업자의 지분을 보호할수 없어 바람직하지 않다.

<> 사회 =SW산업에 대한 국민 각자의 인식도가 낮은 것도 큰 문제점이다.

이와함께 SW산업의 해외진출 촉진도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고 본다.

<> 정실장 =SW산업은 수많은 다양한 정보와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수용할만한
문화적 토양이 필요한 산업이다.

이러한 전제를 충족했을때 현재 20%미만인 소프트웨어의 비중이 40%까지 늘
것으로 기대한다.

다음 지적할 것은 변화를 수용하려는 사회구성원들의 문제다.

정보사회로의 변화는 엄청난 고통을 수반하는 문제다.

따라서 정치권에서 이같은 고통을 최소화해 사회구성원들이 정보화에 따른
변화를 수용하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즉 SW산업이 제대로 발전되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법과 제도를맞게 정비
해야 할것으로 생각한다.

<> 김회장 =국내 기업들이 영세해 외국기업들에 비해 제품개발이 늦고
수출이 부진한 것이 사실이다.

또 대기업체들도 그룹 SI(시스템 통합) 차원에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데
만족한다는 것도 수출부진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컴덱스에서 파키스탄 등 일부 국가의 기업들은 정부차원에서 공동
부스를 마련하고 마케팅 활동을 벌였다.

정부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앞으로 업체들의 자체노력을 전제로 정부 각급 연구소, 한국소프트웨어산업
협회 등이 공동으로 수출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 사회 =장시간 토론에 참여해주어 감사드린다.

마지막으로 "소프트웨어의 날" 제정의 의미를 정리해 달라.

<> 김회장 ="소프트웨어의 날" 제정을 계기로 국내 SW산업관련 업계및 학계
연구소 정부가 모두 SW산업의 중요성을 깨닫고 경쟁력 제고를 위해 한 목소리
를 낼수 있게 되길 기대해 본다.

< 정리=박수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