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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지난 30여년동안 성장위주의 경제정책에 집착해왔다.

그 결과 최근들어 여러가지 부작용이 우리경제를 어렵게 하고 있다.

우리경제의 폐해로 지목되고 있는 고비용.저효율 구조가 바로 그것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정립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한국질서경제학회(회장 백영훈 한국산업개발연구원장)는 한국경제신문사
후원으로 지난달 28일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경제질서
대토론회''를 열었다.

우리가 시급히 정립해야 할 패러다임이 무엇인지에 관해 열띤 논의를
벌였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인호 공정거래위원장과 권영훈 한양대 교수 등이 참석,
시장경제 질서를 어떻게 정립시켜야 할지를 제시했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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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쟁력 강화 구조론적 접근 ]]]

김인호 < 공정거래위원장 >

최근 우리경제는 성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국제수지적자가 크게 확대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은 경기순환에 따른 일시적 경기후퇴의 측면이 없지
않으나 보다 본질적으로는 우리경제의 경쟁력이 약화된 것에 주된 원인이
있다고 판단된다.

우리나라는 경제사회적 비효율과 비용이 유발되고 있는데다 기업경영부문의
경쟁력도 취약하여 국가 전체의 총체적인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다.

최근 수년사이에 우리경제의 경쟁력이 급격히 저하된 것은 "경쟁의 격화"및
"소비자 중심적 경제구조"로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는 대내외적인 경제환경
변화에 맞게 우리의 경제시스템을 변화시켜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쟁저해적 경제운영시스템의 배경에는 과거 정부에 의해 산업정책의 수단
으로 이용되어 온 통제와 규제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에 생산자 중심적 경제구조가 자리잡게 된 배경에는 경제개발
초기단계에 강력한 중앙집권적인 정부가 산업자본의 형성을 통해 압축고도
성장을 이룩하기 위하여 소비자의 상품선택권 확대보다는 공급자 육성을
우선하는 공급자 위주의 경제운영방식을 채택한데 기인하고 있다.

신정부는 경제성장 국제수지 물가등 목표수치를 미리 설정하고 이를 시장
개입적 수단에 의해 달성해온 과거 정부의 경제운영방식을 근본적으로 수정
하려는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바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도록 하기
위한 제도개선및 경제운영기조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이제는 통제중심적 경제운영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과거의 성공신화로부터
탈피하여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경제여건 변화에 맞게 시장경제시스템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구조개혁을 시급히 추진해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경제주체들의 획기적인 인식전환과 각고의 노력이 요구된다.

우리경제의 구조개편은 경제전체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경제사회 각 부문에 경쟁원리를 확산시키고 가격메커니즘
을 활성화시켜 경쟁촉진형 경제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

정부는 시장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나 개입, 보호와 지원을 지양하고 변화된
여건에 적합한 정부와 기업간 관계를 설정하는 등 시장이 경쟁원리에 기초
하여 자율적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환경조성에 주력해야 한다.

정부는 창의적인 기업활동을 저해하고 부조리와 비능률의 바탕이 되어온
각종 산업정책적 규제를 과감히 개혁함으로써 자유로운 기업활동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또 치열한 경쟁을 통해 우리경제 전체의 경쟁력을 배양하기 위해서는 해외
로부터의 경쟁요소를 적극 도입하여 활용하는 것도 병행되어야 하므로 국내
시장의 개방을 보다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산업및 기업이 치열한 국제경제환경 속에서 외국 선진기업과의
경쟁을 이겨낼수 있는 본질적인 경쟁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경쟁제한적인 규제의 철폐및 적극적인 시장개방과 더불어
공정한 경기규칙(Rule of Game)을 확립하고 이를 철저히 수행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경제의 체질을 강화하여 선진경제체제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시장거래질서의 기본규범인 공정거래제도는 더욱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치열한 경쟁의 최일선에 서있는 기업, 특히 재벌로 통칭되고 있는 대규모
기업집단은 세계 유수기업들을 상대로 생존.성장할수 있는 체질을 갖추기
위해 자기혁신을 서둘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과거 고도성장과정을 통해 형성된 기업구조의 특성과 형태에
대한 반성을 통해 새로운 경제환경변화에 적응할수 있도록 전반적인 경영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