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지난 10월까지의 자동차 수출은 총 95만여대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7.8% 성장했다.

내수가 6.4% 증가에 그친 것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신장률을 기록한
셈이다.

특히 하반기들어 지속된 경기침체와 엔저현상 등으로 전체 산업의 수출이
둔화세를 보인 것과는 달리 자동차 수출은 계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자동차 수출은 10월의 경우 사상 최대치인 12만3,000여대를 기록, 과거
월간 최고실적인 6월의 11만여대를 경신했다.

이에따라 10월에는 수출물량이 사상 처음으로 내수판매를 앞질렀다.

자동차 수출이 이처럼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은 각 업체들이 올들어 해외
진출을 활발히 벌여 현지생산 물량을 크게 늘린 데 따른 것이다.

자동차업체들은 10월까지 총 15만6,000여대를 해외에서 현지부품조립(KD)
방식으로 생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97% 증가한 수치다.

이에따라 전체수출 물량에서 KD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증가, 작년
5%에서 올해는 15%로 늘었다.

내수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각 업체들이 수출 총력전에 나선 것도 수출
증가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올들어 자동차 생산은 10월까지 총 230만여대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4%정도 늘었다.

그러나 내수판매 증가율은 그 절반수준에도 못미쳐 자동차 재고량은 한때
10만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에따라 각 업체들은 급증하는 재고물량을 수출로 해소하기 위해 해외
물량을 크게 늘리고 수출관련부서 임직원들을 대거 해외에 내보내는 등
수출확대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밖에 최근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 하락으로 해외 대리점과 딜러들에게
인센티브와 리베이트제공 등이 가능해진 것도 수출증가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연말까지도 수출 호조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여 당초 올해 수출목표치인 130만대(KD수출 포함)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내년에도 자동차 수출은 계속 증가세를 유지해 15~17%정도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동유럽과 동남아 지역은 국내 자동차메이커들의 판매거점 확대,
마케팅활동 강화 등으로 수출 물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 지역에서는 또 한국산 자동차가 준중형급 이하에서는 미국 일본 등
선진메이커들의 차량에 비해 월등한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수출증가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서유럽 및 북미시장은 한국산 자동차의 품질수준에 대한 현지
소비자들의 인식이 낮아 수출신장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 정종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