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 추계 컴덱스가 5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22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이번 컴덱스는 인터넷 멀티미디어 무선통신이 서로 융합해 정보기술의
시너지효과를 창출하는 기술발전 추세를 보여줬다.

인터넷 관련제품은 550여개 업체가 1,500여점의 신제품을 선보여 어느
전시장에서나 인터넷 관련제품을 볼수 있을 정도로 인터넷 골드러시 현상을
보였다.

인터넷을 기업내 정보망으로 활용하는 인트라넷은 이제 기본 인프라로
자리잡았다는 점을 각인시켜주는 기회가 되기도했다.

하드웨어분야에서도 인터넷을 기반으로한 신개념의 컴퓨터인 네트워크
컴퓨터(NC)의 등장으로 값싸고 쓰기 쉬운 컴퓨터시대를 여는 촉매제역할을
했다.

또 소니 필립스 매그너박스등이 내놓은 웹TV도 PC와 TV의 경계를 허무는
인터넷시대의 다크호스로 떠올라 PC와 TV간의 치열한 접전을 예고했다.

멀티미디어 분야에서는 고화질의 실현이라는 기치아래 400여개 업체가
신제품을 들고 나와 기술수준을 한단계 레벨업시키는 전기를 마련했다.

차세대 영상저장매체인 DVD(디지털 비디오 디스크)는 이번 컴덱스에서
멀티미디어 혁명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전자등 국내기업들도 이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선보이는 성과를 거뒀다.

무선통신은 기존의 책상위에 고립됐던 PC에 날개를 달아주는 모습을
보였다.

컴퓨터가 무선통신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이동 컴퓨팅의 대중화에 시동을
거는 계기를 마련했다.

국내업체들은 이번 컴덱스에서 멀티미디어분야의 첨단기술 보유국으로서
면모를 세우는 전기를 마련했다.

삼성전자의 21.3인치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 LCD)모니터와 DVD롬
드라이브, 1기가비트급 D램등 첨단제품은 세계정상급의 첨단기술력을
확인시켜줬다.

LG전자도 휴대형PC(HPC)와 NC 16배속 CD롬 드라이브등을 출품해
선진국업체들과 대등한 위치에서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태일정밀과 코리아데이타시스템스(KDS)등 중견기업들은 대규모
전시관을 설치, 이번 컴덱스를 해외공략의 전초전으로 삼아 적지않은
성과를 거뒀다.

"테크미디어"라는 브랜드로 참가한 태일정밀은 PC와 모니터를 중심으로
월마트 컴퓨텍 잉그램마이크로등과 2억달러 이상의 수주상담을 벌이는
저력을 보였다.

KDS도 33인치 대형 PC모니터등을 내놓고 1억5,000만달러 규모의
수출상담을 벌이는 성과를 거뒀다.

한편 96 추계 컴덱스는 화려한 외양에 비해 실속은 그다지 없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터넷과 멀티미디어라는 지난해의 주제가 그대로 이어지는등 컴퓨터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대형이슈가 없었기 때문이다.

올해로 8번째 컴덱스를 참관한 미국의 PC위크지의 전문기자는
"정보통신업체들이 한햇동안 개발해낸 성과물을 선보이는 첨단
경연장으로서의 컴덱스의 위상이 빛을 바랜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 라스베이거스=유병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