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오른지 오래지 않지만 등산의 즐거움을 어찌다 열거하랴.

산은 사소한 흙덩어리 돌덩어리 하나라도 사양하지 않고 받아들였기
때문에 그 높음을 이루었고,도량을 널리하여 모든 것을 포용하여 주기
때문에 우리는 산을 찾고 산을 오르면 문득 자연에 빠져들게 되는 것이
아닐까?

"비둘기 산악회"는 경남상업고등학교 제15회 동창생들의 등산모임이다.

10년전 처음 모였을때는 산악회가 아니라 축구동우회로 출발하였으나
3년전 모두의 나이가 지천명을 넘기면서 등산모임으로 전환했다.

이때부터 매월 셋째 일요일에는 날씨 등에 구애됨이 없이 정기적으로
산행을 하고 있다.

회원수는 31명으로 부인들은 준회원이다.

매번 모임을 가질 때 적게는 30여명 많게는 40여명이 모인다.

우리의 산행은 주로 부산 경남북을 산행지로 택하고 있다.

모임초기에는 산행을 힘들어하는 일부회우너들의 불참도 있었지만
지금은 부인들의 극성에 모임이 더욱 활발해 지고 있다.

모임에서 항상 웃음이 떠나지 않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대양상사대표
신창남, 부산지방법원에 근무하는 김종우, 모든 살림살이를 맡아서
꾸려가는 한양기계상사 부장 김정덕 총무, 이산 저산 가리지 않고 모든
산을 가이드 할 수 있는 부산은행 동상동지점 김창고 지점장, 두주불사의
최영길, 고성남, 윤태국, 필자인 회장 강학묵 등....

이름만 되뇌어도 따뜻한 정감이 가는 회원들이 많다.

우리는 이러한 산행모임을 통해 모두가 건강이 좋아졌다.

그뿐만이 아니다.

자기겸손과 남을 용서할 줄 아는 넉넉함을 배웠고 가정이 더욱
화목해졌다.

회원간의 사이가 멀리있는 친척보다 더 친근하게 지내고 있다.

이 모두가 산이 우리모두에게 내린 가장 큰 축복이다.

산행이 우리모두를 알차게 만들어 주고 끈끈하게 엮어주고 있다.

이번달에도 제34차 산행을 신불산으로 가려고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