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을 개발하는 지주의 최대관심사는 개발로 인한 자금의 원활한
회수이다.

토지는 나대지 상태일때 무한한 개발가능성과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일단 건축물이 준공되면 보통 10~20년은 개축하기가 어려운 것이
부동산개발의 특성이므로 신중한 개발이 요구된다.

부동산을 개발하는 지주는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분양이나 임대를 하게
된다.

수요자에게 필요한 공간을 양도하거나 제공하고 그 대가로 돈을 받는
것이다.

부동산은 가장 고가의 재화이면서도 개발을 하면서 수요자의 성향파악이나
적절한 판매기법을 동원하는데 둔감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과거의 부동산은 담보효과가 뛰어나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얻기가
수월하였고 사놓기만 하면 가격이 올라 시세차익을 쉽게 얻을 수 있었다.

이에따라 공급자 입장에서는 수요자의 성향파악이나 판매기법에 신경쓸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부동산을 막연히 사두려는 가수요가 거의 없어졌고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거래관행이 정착돼 가고 있다.

또 금융기관도 수요자에게 외면받는 부동산의 담보가치를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

부동산을 개발하려 한다면 "누구를 대상으로, 무엇으로 개발하여, 어떻게
팔아야 할 것인가"를 사전에 연구하고 판단하여 원하는 결과를 얻어야 할
것이다.

부동산은 수요자가 원하는 것일때 가치를 높게 평가받는 것이 당연하다.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상품을 살때 75%가 첫인상에서 구매의사를
결정한다고 한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로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첫번째 이미지가 구매여부에
결정적 영향을 주게된다.

서초동에 시세가 3억~3억1,000만원을 호가하는 빌라가 있었다.

주인은 2억5,000만원이면 팔아주겠다는 복덕방 영감님의 말을 듣고 이사
가고 싶은 욕심이 더 커서 응낙했으나 1년 가까이 팔리지 않자 할 수없이
매매를 포기하고 직접 눌러살기로 했다.

그래서 1,500만원을 투입, 식당문과 욕실타일, 욕실조명을 일부 교체하고
고급스런 구름커튼을 창문마다 달았다.

그런데 같은 위치에 있는 같은 건물이건만 어느날 우연히 이 빌라를 본
수요자에게 3억3,000만원에 팔린 경우가 있었다.

가공을 한 제품의 경우 해당 재료에 대한 원가계산은 중요하지 않다.

원가계산은 사업주의 몫이고 수요자의 시각에는 가공후의 제품가격이나
이미지가 중요할 뿐이다.

똑같은 재료를 갖고 비슷한 제조방식을 거쳤더라도 광고, 디자인 등을
통한 이미지 연출에 차이가 있다면 판매결과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부동산은 일단 개발되고나면 즉시 다른 방식으로 개발하기가 어려운게
특징이다.

개발에 착수하기 전에 필요한 모든 점검과 사전 마케팅 계획을 세우는게
필요하다.

김영수 < 미주하우징컨설팅 대표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