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경을 초월한 기업간 M&A가 활발해지면서 M&A중개시장이 "노다지"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달초 영국 최대 통신회사인 브리티시텔레콤(BT)과 미국 제2위 장거리
전화회사인 MCI간의 합병에서도 M&A중개회사가 챙긴 액수는 엄청나다.

2백10억달러로 통신업계 사상 최대규모로 재계의 이목을 끈 이번 M&A를
위한 중개수수료는 자그마치 6천만달러(약 4백92억원).

이 어마어마한 액수의 수수료는 로쓰차일드그룹과 모건스탠리및
라자드브라더스등 이번 M&A성사를 위해 뒤에서 뛴 중개회사들의 몫이다.

시큐리티즈데이터코퍼레이션은 전체 M&A시장의 약 25%를 차지하는 국제M&A
시장규모가 올 1~10월중 2천3백40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전체규모인 2천2백70억달러에 비하면 엄청난 성장이다.

불과 5년전과 비교해서는 약 2배정도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같은 급속한 시장팽창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시장개방과 국제화추세속에서 국경을 넘나드는 기업들의 M&A활동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잭 레비 메릴린치 M&A담당책임자).

특히 정보통신과 제약및 언론등 특정 산업분야의 기업사냥은 그 어느때보다
활발할 것으로 진단했다(존 넬슨 라자드브라더스 부회장).

또 금융서비스분야에서도 이국 기업간 M&A바람이 세차게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BT.MCI합병을 시작으로 미.영금융회사간의 "결혼"이 러시를 이룰
전망이다.

최근 영 머큐리애셋매니지먼트사가 미국의 한 펀드사를 눈독들이고 있다고
발표, 또 하나의 "큰 건"이 추진중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보다 앞서 영 뮤추얼펀드사인 인베스코는 16억달러를 투자, 미
AIM메니지먼트사를 사들일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영국 경쟁사들에 뒤질세라 스위스 뱅크코퍼레이션(SBC)도 런던소재 자회사
인 SBC와버그 그룹과 한 미국 투자사를 맺어 주려고 중매에 나섰다.

이처럼 통신 금융 가릴것 없이 양국기업간 M&A가 문전성시를 이루자
살판난 것은 중개회사들이다.

특히 미.영양국에서 영업거점을 마련하고 있는 중개회사들은 돈방석에
올라 앉게 됐다.

M&A가 활성화되기 이전부터 이 시장에 뛰어든 이른바 M&A중개시장의
터줏대감격인 라자드 브라더스는 올해 국경을 초월한 M&A중개실적에서
세계 2위에 랭크됐다.

BT.MCI건 덕분이다.

로쓰차일드도 회사위상을 한껏 높였다.

중개회사들은 그러나 과거처럼 큰 재미는 보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중개수수료율이 80년대 거래금액의 2%이던 것이 1%이하로 떨어졌기 때문
이라는 설명이다.

한 예로 지난 88년 캐나다 캄포사가 페더레이티드백화점을 65억달러에
인수했을때 중개회사들이 챙긴 수수료가 1억3천8백만달러였다.

올초 이보다 규모가 작지만 독일의 프레세니어스사와 내셔날메디칼케어사간
42억달러의 합병에서 중개회사들의 주머니로 떨어진 수수료가 고작
2천1백만달러에 불과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과거 80년대 비해 M&A관련 시장자체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주장은 엄살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김수찬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