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통화관리를 MCT(총통화+양도성예금증서+금전신탁)등 광의의
지표중심으로 끌고가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는 당장 중심통화지표를 M2(총통화)에서 MCT로 바꾸겠다는 것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총유동성의 25%밖에 포함하지 못하는 M2의 한계를 공식 인정한
것이어서 여러가지로 주목을 끌고 있다.

한은은 특히 내년 총수요가 적정수준에서 유지될수 있도록 통화정책에서
안정화노력을 보다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방침을 밝혀 내년 통화는
예상보다 빠듯해질 전망이다.

이경식 한은총재가 7일 금융통화운영위원회에서 밝힌 정책운용계획을 정리
한다.

<> 경제전망 =작년 4.4분기이후의 경기하강국면이 내년에도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다소 낮아진 6%대에 그칠 전망이다.

경상수지는 여전히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또 물가도 높은 임금상승과 원화절하 대통령선거를 전후한 인플레이션기대
심리 재연가능성등으로 상당한 상승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미뤄 내년중 최대 현안과제는 물가불안요인을 해소하면서 국제수지를
방어하는 것으로 잡았다.

<> 통화운용 =통화정책에서는 총수요면에서 물가상승압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중유동성을 적정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긴요하다.

내년에도 신탁제도개편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통화는 MCT등
광의의 지표를 중심으로 운용하는게 바람직하다.

그러나 내년중 통화관리여건은 <>경기부진 <>경상수지적자지속 <>기업의
단기운전자금수요지속등으로 계속 어려울 전망이다.

따라서 정부부문에서는 경상경비절감노력을 계속하는 한편 추경예산편성을
지양하는등 통화증발요인을 최소화해야 한다.

금융부문에서는 총액대출한도를 추가로 축소하고 이표채방식의 2년만기
통안증권발행등을 통해 시중과잉유동성을 흡수해 나가야 한다.

특히 간접조절통화관리방식을 본격적으로 활용할수 있도록 정통적인 통화
정책수단을 정비해 나가야 한다.

<> 외환운용 =외환정책은 외환및 자본자유화의 지속적 추진과 함께 이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데 역점을 두고 운용할 계획이다.

환율은 기본적으로 외환시장의 수급에 의해 결정되도록 하되 일시적 수급
불균형에 의한 환율의 급등락을 방지해 국제수지 성장 물가등 기초경제여건
과 괴리되지 않도록 안정적으로 운용할 방침이다.

또 외채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단기차입을 가급적 억제하겠다.

외환보유액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기 위해 국내은행에 대한 해외운용자금
예탁을 단계적으로 회수하고 개발기관에 대한 예탁규모도 점진적으로 줄여
나가겠다.

아울러 해외운용자산은 안전성과 유동성을 높여가면서 동시에 수익성도
제고할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

이와함께 동남아중앙은행과 환매조건부계약(레포계약)을 체결, 대외지급
능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 은행감독 =은행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중점을 두겠다.

또 경영위험증대에 대비, 은행경영의 건전성유지및 금융시스템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위해 은행경영지도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고 유가증권투자및 파생금융
상품거래와 관련된 위험관리를 강화하겠다.

<> 국제협력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와 BIS(국제결제은행)가입을 계기로
선진국 중앙은행의 경험을 최대한 도입할 방침이다.

또 한중일 3국중앙은행 총재회의및 동아시아-대양주 중앙은행임원회의
(EMEAP)를 통해 역내 중앙은행간 실질적인 정책협조기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미주개발은행등 미가입 국제기구에 가입하기 위한 교섭활동도
강화하겠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