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침체를 거듭함에 따라 은행 보험사 등 금융기관들의 주식평가손
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경우 주식평가손 규모가 얼마에 이를지가 올 수지를
좌우할 전망이다.

특히 증시침체가 연말까지 계속될 경우 주식평가손 누적에 따른 유가증권
평가충당금 증가로 대부분 은행들은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은행 =지난 6월말 현재 25개 일반은행의 주식평가손은 2조9,239억원에
달했다.

장부가는 11조2,262억원에 달했던 반면 싯가는 8조3,023억원에 불과했다.

6월말 당시 종합주가지수는 이달들어 750이하로 추락, 6월말에 비해 120
포인트이상 하락했다.

이에 따라 주식평가손도 4조2,000억여원으로 불어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조흥 상업 제일 한일 서울 등 대형시중은행의 경우 은행당 4,000억~8,000억
원의 주식평가손을 떠안고 있다.

후발시중은행과 지방은행도 평가손 규모가 1,000억원 안팎으로 불어났다.

주식평가손 누적이 은행 수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결산때 평가손에 대한
충당금을 별도로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25개 일반은행들은 지난해 5,437억원의 평가충당금을 적립했다.

이에 따라 당기순이익도 그만큼 줄었다.

올해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작년 12월의 종합주가지수 종가평균(918.12)에 오는 12월의 종합주가지수가
미치지 못한다면 은행들은 충당금을 추가 적립해야 할 처지다.

결국 올해도 은행 수지를 좌우할 주인공은 예대마진이나 경영합리화 노력이
아니라 주식시장인 셈이다.

<>보험 =생.손보업계도 주식평가손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삼성 대한 교보생명 등 "생보 빅3" 중에서 주가하락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교보생명의 경우 1조7,000억원어치(장부매입가 기준)의 보유
상장주식을 시가로 평가하면 적어도 5,000억원이상의 평가손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

교보생명은 지난 3월 결산때 이익확대를 위해 자전거래를 많이 한 결과
장부가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1조1,000억원대의 상장주식을 가진 대한생명도 3,500억원 가량의 주식
평가손이 발생하자 자산운용 포트폴리오에 대한 점검에 착수했다.

웬만한 시중은행과 맞먹는 총자산 26조원을 보유한 삼성생명은 3조5,000억
원의 주식중에서 5,000억원 안팎의 주식평가손을 발생시켜 다른 생보사보다
평가손 비율이 적은 것으로 추정.

교보생명 등 일부 생보사들은 주가가 1,300포인트는 돼야 장부가인 본전을
건질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자산운용에 애를 먹고 있다.

이와함께 삼성 현대 동부 LG화재 등 손보업계도 추락하는 주가로 인해
주식평가손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자산운용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이들 생.손보사들은 "신규 주식매입을 중지하고 개인대출및 채권보유
해외자산운용 등을 늘리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구학.하영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