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수산업계는 과거 수백년동안에 걸쳐 경험해보지 못한 커다란
변화의 소용돌이속에서 세계어업질서를 개편해야하는 시련기에 처해
있다.

앞으로 과연 어떤 시련이 밀어닥칠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조업국
스스로가 개발과 보존을 동시에 만족시킬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찾기 위해
수산업계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29일 서울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개막된 국제수산단체연맹 (ICFA) 총회
의장인 왕기용 한국원양어업협 회장은 총회 의의를 이같이 밝혔다.

ICFA는 그린피스 세계야생동물보호재단 국제자연보존연합 등 상업어업을
반대하는 환경단체에 공동 대응하고 세계수산업계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 88년 원협을 중심으로 미국 일본 캐나다 등 9개국 수산단체
대표가 모여 결성한 순수 민간수산단체조직.

왕회장은 "이번 총회에서는 최근의 세계수산업 동향전반에 관한 정보를
상호 교환하고 정상적인 상업어업을 규제하려는 세계식량농업기구 등
국제기구와 환경단체 등에 맞서 인류에 대한 필수식량공급원으로서의
수산업 중요성을 천명할것"이라고 강조했다.

ICFA명의의 공동결의안을 채택해 반수산업 시각을 가진 국제기구와
환경단체 등에 보내는 방안도 강구중이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왕회장이 지적하는 세계수산업계의 당면현안은 "개발과 보존의 조화"
문제.

그는 해양이용이 자유롭던 시대가 막을 내리고 해양영토가 분할되면서
관할영역을 넓히려는 각국간 경쟁이 치열해 어획량도 자연 크게 줄어들고
있는게 수산업계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유엔지구환경회의에서부터 채택된 "예방적 접근"이란 개념은
수산업계의 가장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정분야의 오염이나 환경파괴가 심각해 그대로 내버려두면 원상복귀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우선적으로 금지조치를 취하자는 이 개념이
수산업분야에 제일먼저 적용되고 있다는 것.

왕회장은 "자원보존없이 수산업의 내일이 없다는 것은 수산업자들이
누구보다 먼저 절감하고 있다"며 "다만 다른 생물체의 권익도 중요하지만
50억이 넘는 인류의 생존권도 고려해야하는 만큼 그 절충점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 김삼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