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환 심사위원장 <고려대 명예교수>

제15회 다산경제학상 심사위원 일동은 엄정한 심사를 거쳐 많은
수상 후보자중에서 "한국의 빈곤"의 저자인 연세대학교 상경대학
윤석범 교수를 차산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하였습니다.

심사는 차산 정약용 선생의 실사구시와 경국제민의 사상, 그리고
차산경제학상 제정취지에 부합되는 방향에서 주저의 독창성, 한국경제학
정립에 대한 기여도, 학문연구의 진지성과 과학성, 기타 학자로서의
자세와 활동을 심사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윤교수의 저서 "한국의 빈곤"과 그의 학문활동은 많은 후보자 중에서도
이러한 기준에 가장 충실하다는 의견 일치를 심사위원간에 보았습니다.

"한국의 빈곤"은 나라의 부국발전의 토대가 빈곤극복에 의해 백성의
생활을 안정시키고 향상시킴에 있음을 확신하고 그 해결책을 사회
경제적 개혁에서 찾은 차산선생의 근본사상과도 합치되는 것입니다.

뿐만아니라 지구화시대의 인류 공통과제가 폭력과 인권침해, 빈곤과
기아, 지구환경파괴의 해결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우리나라의 빈곤연구는
21세기를 향한 우리나라의 진로를 밝혀주는 업적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역사에 빛나는 역대의 저명한 경제학자들도 경제이론을 단련시키고
발전시키면서 경제학을 키워왔습니다.

"한국의 빈곤"도 우리 경제사실의 과거 현재 미래를 꿰뚫어 보고
그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윤교수의 학문적 접근에서 나온 소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윤교수는 이미 80년대 초에 "성장, 체제, 빈곤의 경제론"이라는 저서를
통해 빈곤연구를 발표했고 그후 10여년의 지속적인 연구의 결과로 나온
것이 "한국의 빈곤"입니다.

이 저서를 통해 윤교수는 과거의 빈곤을 삼국시대부터 일제시대에
이르는 기간을 통해 찾고 그 원인과 대책을 살핌으로써 그 성격, 문화적
양태를 해명한 다음 미래에 대처하여 법적 차원, 행정적 차원에서, 그리고
의식조사를 통하여 방빈책을 연구하였습니다.

윤교수는 일찍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노벨상을 수상한 로렌스
클라인 교수의 지도하에 계량경제학을 연구한 후 귀국, 계량경제학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우리나라에서 선구적 역할을 담당하였습니다.

특히 한국의 소비자 함수 측정, 물가변동, 소득분포 및 격차 등에
관한 연구는 매우 귀중한 연구업적입니다.

또한 30년간의 교수생활을 통하여 후진양성에 힘썼고 60년대 이후
경제개발연대에 많은 자문과 참여활동으로 한국사회 경제발전에
많은 영향을 끼쳤고 지대한 공헌을 하였습니다.

끝으로 심사위원 일동은 이번 다산경제학상 수상을 계기로 윤교수께서
보다 겸허한 자세로 깊은 이론 및 실증적 연구를 통하여 빈곤연구에
충실을 기하여 이 분야의 독보적 존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