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이 한가족처럼 자상하게 돌봐주는데다 아이들의 성격도
갈수록 활달해져 마음놓고 회사일에 전념할 수 있습니다"

데이콤의 전략기획본부에 근무하는 김선숙씨(39).

그녀는 네살난 딸과 두살바기 아들을 "데이콤 어린이집"에 맡기고
11년째 직장생활을 해오고있는 맞벌이주부이다.

그동안 어린 자녀들을 가까운 친척들에게 맡기면서 말못할 고민을
안고지내온 그녀에겐 올4월 직장탁아소의 개소소식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고 한다.

데이콤본사(서울 용산구소재)인근의 아파트를 개조해 문을 연 "데이콤
어린이집"에는 김씨의 자녀들을 포함해 현재 18명의 어린이들이 맡겨져
있다.

이 시설은 당초 지난 94년6월 노사단체협상에서 설치가 결정됐으나
우여곡절을 거쳐 지난 4월에야 마련됐다.

다른 민간보육시설과 달리 50여평의 넓은 공간을 확보하고있으며
안전시설에도 세심한 배려가 깃들여있다.

부모들이 부담해야할 비용은 월 7만~10만원선.

회사측이 한달에 700만원가량을 운영비조로 보조해주고있기 때문에 다른
곳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자녀들을 맡길 수 있다.

운영은 노사합의의 취지를 살려 노동조합이 맡고있다.

노조의 임성재후생복지실장은 "직장탁아소의 운영은 조합원들의
복리후생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만큼 노조가 운영에 책임을 져야한다"면서
"안심하고 어린이를 맡길 수 있도록 수시로 둘러보고있다"고 말했다.

"데이콤 어린이집"은 또 충분한 교사를 확보, 어린이들의 적성에 맞는
교육을 실시하고있는 점이 자랑이다.

만1세반 만2세반 만3세반등 3개반으로 나뉘어 운영되는 이 시설은
각 반과 어린이의 발육정도에 따라 과학적인 교육방식을 도입하고있다.

교육시간은 오전과 오후에 각 1시간씩.

교육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체육활동의 일환으로 "뒹굴러요" "책장을
넘겨요"가 마련돼있으며 창의성향상훈련인 음률활동 미술활동 적목활동
등이 포함돼있다.

또 어린이들의 사회성을 길러주기위해 "이야기나누기" "노래" "림보게임"
"음악감상" "동화얘기"등의 학습프로그램이 개발돼 있다.

이윤미교사(32)는 "이제 먹고 뛰노는 위주의 어린이집 운영방식을
탈피할 때가 왔다"면서 "일반가정에서 하기 힘든 다양한 기능을 확충,
어린이가 바르게 자랄수있는 교육적 토양을 갖춰줘야한다"고 강조했다.

데이콤측은 최근 어린이집을 이용하려는 직원들이 갈수록 늘어남에 따라
내년3월께 용산구 한강로3가 주택가에 반듯한 3층짜리 직장탁아소를 건립할
계획이다.

< 조일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