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회장은 "재계의 베르테르"로 통한다.

그룹 이름을 괴테의 작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나오는 샤롯데에서
따온 사실부터가 그의 섬세함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일본에서 히트친 롯데껌 광고 카피 "입속의 연인"도 신회장의 솜씨다.

그는 이러한 문학적 감수성을 지녔으면서도 와세다대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했고 사업에서는 제과업과 레저 유통 호텔업에서 일가견을 이룬 아주
독특한 스타일의 경영자다.

미 포브스지가 뽑은 세계 10대 부호안에 들만큼 부동산테크 등을 통한
이재에도 밝다.

사람들은 이같은 대성공의 요인을 신회장의 완벽주의에 가까운 철저한
성품에서 찾는다.

일흔을 훨씬 넘긴 고령이자 대그룹 총수임에도 김포공항을 나올 때
수행 비서 하나없이 직접 007가방을 들고 꼿꼿이 들어오는 그다.

한일간을 오가는 바쁜 "브리지 경영"을 하면서도 혼자서 총 40여개의
계열 기업들을 정확하게 챙기는 특출한 경영의 고수라 귀재라고 부를
만하다.

그래서인지 롯데그룹의 스태프(간부)들은 수동적이라는 비평도 받곤 한다.

그러나 신회장과 롯데가 이룩한 유통 호텔 레저 1등이라는 금자탑앞에서는
모두들 경의를 표하고 있다.

< 심상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