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박사" "기술자회장" "전문경영인".

김선홍기아그룹회장을 얘기할 때 붙여지는 별칭들이다.

여기에다 본인은 "대표사원"이란 또다른 이름을 서슴없이 추가한다.

회사는 사원들의 것이고 자신은 사원의 대표인 월급쟁이 회장일
뿐이라는 말이다.

김회장은 요즘도 틈나는 대로 공장에 내려가 사원들과 스스럼없는
대화의 자리를 자주 갖는다.

현장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경영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최근 임원들에게 공장 야간근무를 의무화시킨 것도 현장 중심의 경영
철학을 반영한 것이다.

그가 명절 연휴때 자가용인 프라이드를 몰고 고향을 찾거나 전국을
돌아다니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올 추석 연휴에도 프라이드를 손수 운전하고 성묘를 다녀왔다.

차를 몰고가다 길옆에 기아영업소나 정비센터가 보이면 빼놓지 않고
들른다.

고객의 요구사항을 곧바로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회장은 올들어 "강한 기아 만들기"를 특히 강조한다.

그래서인지 스스로의 경영스타일도 공격적으로 바꿨다.

그동안 계열사 사장들에게 지휘봉을 넘긴 채 방향제시만 해오던 위치에서
벗어나 매주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면서 진두지휘에 나선 것이다.

< 정종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