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초 우리나라 경제의 과제는 지난해 활황에 따른 경기의 안전 연착륙이
최대의 과제였다.

그러나 1분기의 성장률은 기대이상의 증가를 보여 각 연구소들과
정부관계자들은 기존의 전망치를 수정하는 일이 벌어졌는데 불행하게도
이러한 수정치 또한 빗나갔다.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 약화와 단가의 하락으로 인해
성장률은 급강하를 보여, 또 다시 "위기론의 냄비"가 수난을 겪었다.

그리고 모두들 경기의 연착륙을 들먹이고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점들을
파헤치기 시작하여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최근들어 자주 지상에 오르 내리고
있는 고비용.저효율구조) 도외시한채 부차적인 요인으로 1차적인
원인을 희석시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인 것이다.

물론 너무 자신의 못난 점을 들추어 자신감을 상실하는 것이 좋은
태도가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단점을 덮어 두는 것 또한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

자신의 단점이 무엇인가를 찾아내 스스로 단점을 제거해 보다 나은
나 자신을 만드는 것이 올바른 태도이다.

결국 자신의 단점을 덮어 자신감있게 행동하느냐, 아니면 스스로
단점을 극복해 멋진 자신을 만드느냐는 자신의 냉철한 판단에 달려
있다.

우리나라 경제가 현재 경기순환의 불황인가, 아니면 적정한 연착륙의
단계인가, 혹은 잠재 성장률의 하락인가하는 문제는 전문가들의 다양한
분석으로 결론을 내려야 하겠지만, 작금의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점들을
계속해서 지적한다고 하여 이를 부차적인 요인으로 문제시하는 것은
분명 어설프다는 생각이 든다.

문제해결의 본질적 요인을 파악하여 실천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은
당연한 절차인 것이다.

한 사회가 고도화된 사회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이를 조화롭게 수용하며, 보다 높은 지적단계로 향상시키는 사회성숙도가
필요하다.

박성배 <풍산 자재부>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