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와도 봄 같지가 않다. 미국발 ‘관세폭탄’ 여파로 국제경제는 전쟁통이다. 갑작스러운 계엄선포 후폭풍도 진행 중이다. 경제에 먹구름만 잔뜩 끼어 있는데 거대 야당이 통과시킨 상법 개정안은 내용이 명확하지 않아 기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현행 상법은 이사의 회사에 대한 충실의무는 이사와 회사 간 이해충돌이 있는 행위를 금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개정안이 이사의 충실의무를 주주에게 확대하고 있지만, 이사와 계약관계가 없는 주주와의 사이에 이해충돌이 발생하는 경우를 실제 상정하기가 매우 어렵다.개정안은 또 이사의 총주주 이익보호 의무와 전체 주주의 이익에 대한 공평대우 의무를 추가로 정하고 있다. 개정안이 ‘주주’ ‘총주주’ ‘전체 주주’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만 이 용어들 간 개념적 차이가 명확지 않다. 특히 개정안은 이사 직무 수행 시 이익보호 대상으로 총주주만을 제시하고 있어 이사가 회사와 다른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외면하고 직무를 수행해도 되는지 논란거리다.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라는 게 대주주와 소수주주의 이익을 동시에 보호하라는 뜻으로 읽힌다면 대주주와 소수주주의 생각이 다를 경우 이사가 양자의 이익을 동시에 보호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경영권 분쟁이 있는 회사에서 경영권을 가져오려는 주주와 경영권을 방어하려는 주주가 있는 경우에 이사가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할 수 있는 묘안도 떠오르지 않는다. 공격자와 방어자 모두 주주인 만큼 이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가능성이 높다.개정안은 자산 규모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상장회사
따뜻한 커피 한 모금, 옷깃을 스치는 바람, 때로는 추억이 담긴 옛 노래에 나도 모르게 눈을 감고 미소를 머금는다. 인생의 즐거움은 뭔가 대단하고 거창한 것에서 오는 것만은 아니다. 팍팍한 삶 속에서도 이런 작은 순간이 모여 인생의 행복을 느끼곤 한다.하지만 하루하루 고된 일상에 치이고 남들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또 비교하다 보면 정작 나 자신과 내 삶의 소중함을 잊어버린 채 살아가기 마련이다. 행여나 주변 시선과 기대에 맞추느라 정작 내가 원하는 것을 놓치고 있지 않은지, 남들과 비교하며 절대적인 행복을 상대적인 불행으로 만들고 있지 않은지 한 번쯤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 무엇보다 나 자신이 제일 중요하고, 내 삶의 주인은 나이기 때문이다.남들이 뭐라고 할까,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고민이 앞서면 정작 내 마음이 원하는 것을 놓치고 자유로운 선택과 도전을 포기하게 된다. 온전히 나만의 가치와 기준에 따라 살아갈 때 비로소 내 삶을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고,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길을 걸을 수 있을 것이다.“LIFE를 LIKE해.” 작년 신한라이프의 광고 슬로건이다. 고객이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만끽하고, 자신의 삶을 더 좋아할 수 있도록 응원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무엇이 되고 싶은지보다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요즘 세대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기대한 브랜드 효과를 거뒀다. 인생의 결과만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과정의 소중함을 느꼈으면 하는 우리의 바람이 의미 있게 잘 전달된 것 같다.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목표를 이루는 순간이 아니라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작은 성취와 경험들이다.
몇 달 전, 수영 강습을 등록했다. 배우지 않아도 웬만큼 하는 수영을 굳이 돈 들여 배워야 할까, 생각도 했지만, 배움은 언제나 겸손을 가르치고, 아무리 작은 것이라고 해도 깨닫는 순간, 삶을 벅차게 만드는 데가 있다.아침 수영을 하려면 엄청난 의지가 필요하다. 잠을 떨쳐내고 일어나려는 의지. 세수하고 양치질하고, 주야장천 물속에 있었는데 또다시 물로 씻어내야 하는 번거로움. 젖은 수영복을 빨아 빨랫줄에 널며 내일의 수영을 떠올리는 삶. 어쩌면 아침 수영은 의지의 총합일 수 있겠다. 그러니까 내가 아침 수영을 등록했다는 건 그만큼 의지가 컸다는 뜻일 텐데…. 한 달 넘게 못 갔다. 오랜만에 수영장을 다시 찾아 열심히 팔과 다리를 휘저어 보지만, 몸이 예전 같지 않다. 몸은 몸을 써야 힘을 받는데, 오래 몸을 안 썼더니 힘이 쭉쭉 빠진다.“팔 펴! 팔 펴!”물 밖에서 들리는 소리에 팔을 한껏 펴서 돌리는데 또다시 소리친다.“팔 펴라고!”팔을 폈는데 자꾸 팔을 펴라고 하면 도대체 어디를 펴야 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좀처럼 펴지지 않는 건 마음밖에 없는데…. 호흡이 가빠진다. 수영 선생님은 내 팔다리만 보고도 호흡을 읽는 것 같다. 숨은 숨길 수가 없다. 수영에서 숨은 곧 동작이니까. 요즘 빠져 있는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한 장면이 머릿속에 펼쳐졌다. 제주의 풍광도 아름답지만, 무엇보다 광례(엄혜란 분)의 연기가 나를 홀린다. 내가 살아보지 못한 생에 대한 통찰이 가득한 대사는 또 어떤가. 해녀는 관을 등에 지고 바닷속으로 잠수하는데, 숨이 차면 발로 차서 관을 벗는단다. 수영에서 발차기 동작을 배우면서 한 번도 한 사람의 발끝으로 관을 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