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과학위 소속 정호선의원(국민회의)은 1일 한국통신감사에서 "114안내
서비스" 개선에 관한 한가지 이색 제안을 내놓았다.

정의원이 이날 제시한 "해법"은 전화번호부 내용을 수록한 반도체칩을
개발, 가정용 전화기나 일반 공중전화에 이 칩을 삽입하자는 것.

정의원은 "이 칩을 한국통신의 자동응답시스템에 연결해 가입자가
이름 등을 입력한후 전화를 걸면 자동응답서비스를 받도록 할수 있다"고
제안했다.

전자공학박사의 경력에다 개인적으로 1백3건의 특허(국제 59건, 국내 44건)
를 보유한 "발명가"이기도한 정의원은 한발 나아가 자신이 이 칩을 개발,
특허출원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의욕을 과시했다.

정의원은 "칩 개발후 기술적 보완을 통해 전화기 옆의 단말기가 가입자가
원하는 곳에 자동으로 전화를 걸어주는 기능까지 갖춘다면 보다 편리하고
신속한 서비스를 할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트북컴퓨터를 들고 다니며 상임위활동을 벌여 화제가 되기도 했던
정의원은 지난달 30일 실시된 정보통신부 감사에서도 디스켓에 입력된
국감자료를 제출토록 요구한 자신의 요청을 "묵살"한 정통부를 "불통부"
라고까지 불러가며 호통을 치기도 했다.

정의원은 "전화번호부의 경우 변경이 하루 평균 4만3천건인데다 연평균
1천5백70만건의 가입자정보가 바뀌고 있는 실정"이라며 "여기에 택배가
되지 않아 활용실적이 저조하다"고 전화번호부를 대체할 "전화번호칩"
개발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정의원은 114서비스 이용자들의 불만사항이 <>통화중 51.7% <>안내번호
알아듣기 곤란 12.7% <>빨리 받지않음 11.5% <>불친절 8.1% 등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정의원의 이날 제안은 칩 개발에 따른 기술적 타당성문제와는 별개로
자신의 "전공"을 살려 국감현장에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동료의원들은 물론 수감기관인 한국통신 관계자들로부터도 호평을 받았다.

< 이건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