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와 배당소득에 세금이 전혀 붙지 않거나 세금감면혜택이 주어지는
비과세저축 2종이 10월 중순부터 판매에 들어간다.

1새대 1통장으로 제한되고 저축기간은 3~5년, 월 최고 1백만원(분기별
3백만원)까지 저축이 가능한 가계장기저축과 모든 근로자에게 연간
총급여액의 30%(1천만원 한도)까지 분할 또는 일시납으로 가입할수
있는 근로자주식저축이 그것이다.

최근 경기가 크게 나빠지고 국제수지 적자폭이 확대됨에 따라 국제수지
적자대책의 하나로 제시된 것이 비과세저축이다.

그동안 세제혜택을 주는 저축상품이 수시로 판매돼 왔다.

현제에도 개인연금신탁 노후생활연금신탁 세금우대저축등 세금우대
저축상품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세제혜택 저축상품개발의 필요성은 제기돼
왔다.

과소비 풍토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개인금융저축률은 29.9%로 94년의
33.0%보다 크게 낮아졌다.

소득증가 속도에 비해 소비지출이 빠르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비록 국제수지가 흑자로 돌아선다하더라도 저축의 중요성과 필요성은
결코 과소평가될수는 없다.

은행과 농 수 축협에 3,000만원 이상의 예금을 갖고 있는 사람(기업
포함)이 최소 100만명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특히 3,000만원이상 예금자의 절반정도가 1억원이상 고액금융자산가로
추정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사회를 떠들석하게 만든 비자금규모에 비해 초라하기 짝이
없는 규모의 소액저축자는 더욱 많다.

금액이 크든 작든 저축은 여전히 미덕일수 밖에 없다.

어떤 명분으로든 저축하는 자를 우대함이 옳다.

그러나 저축이 수익률에 따라서만 증감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저축은 습관에 따라 형성되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수익률증대만으로
저축을 유인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바로 이런 점에서 사치와 낭비풍조를 없애는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해야
한다.

우리의 소비형태는 여간 걱정스럽지 않다.

화장품 가구 옷 양말 등 외제.고급(?)에 중독된 듯한 소비형태에다
호화해외쇼핑 호화결혼식 음식물낭비 등은 "먹고 놀고 쓰자"는 한국병이
크게 번지고 있다는걸 보여주고 있다.

95년 옷수입액이 10억달러에 이르렀고 최근 몇년사이에 위스키완제품
수입액이 급증했다.

위스키 수입증가율이 93년에 7.3%였던것이 94년에 68.4%, 95년에는
60.1%로 늘어났고 95년 수입액은 1억2,200만달러였다.

이러니 세계 위스키 업자들이 한국을 황금시장으로 보고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일찍이 오늘날 선진국들이 성장과정에서 경험한바 있는 과시욕 모방심리가
우리사회에 너무 심각하게 만연하고 있고 청소년의 절약정신도 희박해지고
있다.

소득이 늘어나면서 소비수준도 고급화된다.

그러나 우리사회의 낭비와 과소비는 결코 소비의 고급화는 아니다.

소비의 고급화는 소득수준에 걸맞게 질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향유하는
것이지 분수를 모르고 사치를 즐기고 낭비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비과세저축이 성과를 거두려면 낭비를 강요하는 사회제도와
분위기를 바로잡는 일이 병행되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4일자).